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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플레이션 수혜주 원자재 투자해볼까…ETF·ETN·자원펀드 등 방법 다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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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투자 카페 회원인 주부 정유경(33)씨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구리 상장지수펀드(ETF)에 500만원을 투자했다. 구리 값이 바닥을 찍은 데다 “인프라에 1조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트럼프 공약을 듣고 산업용 금속 가격이 오를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정씨가 산 ‘미래에셋TIGER구리실물특별자산ETF’는 한 달간 19.94% 수익률을 냈다. 정씨는 “적지 않은 돈을 넣고 걱정을 많이 했는데 20% 가까이 수익이 났다”며 “적당한 때 매도해 다른 원자재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투자는 아직 생소하다. 주식이나 채권보다 유통량이 적고 부동산처럼 투자 대상을 눈으로 볼 수도 없다. 하지만 최근 새롭게 뜨는 투자처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펀드평가서 리퍼(Lipper)에 따르면 지난 9월 말부터 9주째 전세계 원자재 펀드에 자금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채권 시장과 신흥국 주식 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일어난 것과 반대다. 미 금리 인상, 도널드 트럼프 당선 등으로 기존 주식·채권 시장 판도가 흔들리면서 원자재가 국면 전환기 대안 투자처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는 ETF를 포함한 몇몇 원자재 관련 펀드가 한 달새 고수익을 기록했다. 정씨가 투자한 구리ETF 뿐 아니라 원유, 에너지 관련 펀드들이 월등히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달 5일부터 이달 5일까지 ‘신한BNPP에너지인덱스플러스’는 13.5%, ‘삼성WTI원유특별자산’은 12.45% 올랐다.(표 참조) 홍성기 삼성선물 연구원은 “중국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잇는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 프로젝트를 가동해 거대한 건설 수요를 창출했고 미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기대감이 생겼다”고 원자재 값 상승 원인을 분석했다.

대형 인프라 투자 외에도 전문가들은 내년 글로벌 거시경제 흐름이 원자재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골드먼삭스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증가하고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시기를 원자재 매수 타이밍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무슨 원자재에 어떤 방법으로 투자를 해야 할까. 원자재는 크게 ▶원유▶비철금속▶귀금속▶농산물로 나뉜다. 석유나 금이 대표적 원자재 투자처지만 최근엔 구리, 아연, 니켈 등 비철금속류가 더 좋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가장 쉬운 투자 방법은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ETF나 상장지수채권(ETF)를 사는 거다. 종류가 다양한 ETF에 비해 ETN은 선택의 폭이 좁은 게 단점이지만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어 더 안전하다. 아예 원자재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자원 펀드에 투자하거나 해외 선물투자 시장에 직접 나서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가격이 널뛰는 원자재 특성상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구자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에 투자할 때는 어떤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할지, 아니면 골고루 섞여있는 상품을 선택할지를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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