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예나씨 "세계 최정상급 발레공연 선보일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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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하는 작품들이 너무 맘에 들어 무대에 서게 해달라고 단장님에게 조르고 졸랐어요."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인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에서 유일한 한국인 단원으로 활동 중인 강예나(姜藝那.28)씨가 고국 무대를 위해 지난달 30일 내한했다.

한국에서의 공연은 2001년 '한국을 빛낸 해외 무용스타 초청 공연' 이후 2년 만이다. 특히 '친정집'이나 다름없는 유니버설 발레단(UBC)과는 2000년 '백조의 호수' 이후 3년 만이다.

이번에 서게 될 무대는 UBC가 본격적인 현대 발레 프로그램으로 야심차게 준비한 '네 가지 모던 발레의 유혹'(오는 28~31일 LG아트센터). 姜씨는 나초 두아토의 '숲', 하인츠 슈푀를리의 'All Shall Be' 등 두 작품에 출연한다.

UBC의 간판스타였던 姜씨는 1998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ABT에 입단, 현재 6년째 활동하고 있다. 지난 5~7월 뉴욕에서 모두 70회의 공연에 출연했다.

입단 직후 생긴 무릎 부상 때문에 1년간은 제대로 된 활동을 할 수 없었지만 오히려 부상으로 인해 무용수로서 자신의 몸을 더 잘 관리하고 한층 성숙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부상을 겪고 나서 몸에 대한 지식이 많이 생겼어요. 제 스스로 의사가 됐다고나 할까요. 남는 시간에는 거의 운동을 하면서 몸 관리에 신경쓰고 있습니다. 시즌 때는 보통 12시간 넘게 연습하는데 연습과 별도로 매일 1시간씩 꼬박꼬박 헬스나 요가를 하고 있어요."

그는 '큰 물'에서 다양한 작품을 배우며 예술적인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을 ABT에서의 가장 큰 소득으로 꼽았다.

"한국 발레는 러시아 스타일에만 너무 익숙해 있어요. 때문에 전체적인 라인은 아름답지만 스피드가 떨어지고 움직임이 획일화돼 있죠. ABT에선 세계 곳곳에서 온 안무가들로부터 각기 다른 스타일을 풍부하게 배울 수 있어 좋습니다."

그는 이번 공연이 끝난 후에는 곧바로 미국으로 돌아가 오는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열리게 될 뉴욕시티 센터의 가을시즌 공연 연습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다시 활동을 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한 우물을 파야 하는 시기잖아요." 姜씨는 ABT에서 할 수 있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한국에도 종종 와서 UBC와 함께 자주 공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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