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내 두번째 서양식 호텔 '스튜어드' 표지석 발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내 두 번째 호텔인 스튜어드 호텔 표지석 [사진 인천시]

국내 두 번째 호텔인 스튜어드 호텔 표지석 [사진 인천시]

인천시는 29일 대불 호텔에 이어 국내 두 번째 서양식 호텔인 ‘스튜어드 호텔’의 표지석이 최근 발견됐다고 밝혔다.

인천 중구 선린동 인천화교협회 회의청 앞마당에서 발견된 스튜어드 호텔 표지석에는 ‘華商 怡泰地界’(화상 이태지계)라는 한자가 음각돼 있다. 한자는 붉은색으로 칠해졌다. 표지석 크기는 가로 20여 ㎝, 세로 30여 ㎝다. 1888년 건설된 것으로 알려진 스튜어드 호텔은 내국인들에게 ‘怡泰樓’(이태루)로 불렸다고 한다. 인천시는 스튜어드 호텔의 건설 시점을 감안해 표지석 역시 100여 년 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래 인천 차이나타운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길목에 있었던 스튜어드 호텔의 표지석이 언제부터 인천화교협회 앞마당에 보관 중이었는지는 현재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인천시는 스튜어드 호텔을 운영하던 중국인 양기당(梁綺堂)이 인천화교협회 2대 회장(1919~1928)을 지냈던 인연으로 이곳으로 옮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태(怡泰)는 그동안 사람 이름으로 알려졌지만 상호명이라는 게 인천시의 주장이다. 인천화교협회 소장 자료인 ‘조선인천중화상무총회(朝鮮仁川中華商務總會·1913)’를 보면 ‘양기당은 중국 광동성 출신으로 이태잔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적고 있다. 일본인이 쓴 ‘조선안내’(1891)에는 호텔 객실 수가 3개로 나와 있지만 ‘인천부사’(1933)에는 객실 수를 8개로 파악했다.

인천 스튜어드 호텔 모습(가운데) [사진 인천시]

인천 스튜어드 호텔 모습(가운데) [사진 인천시]

스튜어드 호텔은 개항 당시 한국을 방문했던 주요 인사들이 숙소로 사용했다.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Korea and Her Neighbors·1897)’의 저자 버드 비숍은 1894년 2월 한국을 방문해 스튜어드 호텔에서 숙박한 뒤 “아주 생동감이 넘치는 위치”라고 표현했다.

스튜어드 호텔은 경인철도 개통 등 교통 발달로 숙박객이 줄어들면서 폐점했다. 폐점시기는 미상이다. 현재는 중국요리 전문점이 들어서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스튜어드 호텔 표지석이 역사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제자리로 옮겨야 한다는 지역 여론이 있어 이전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