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빚 500억 넘는 92개 기업 1조원어치 주식공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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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는 은행대출이 5백억 원을 넘는 기업에 대해서 총대출금의 10%이상을 증자·공모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도록 해 약 1조원 어치의 주식물량을 공급하고 조달된 자금은 은행빚을 갚도록 유도해나가기로 했다.
또 투신·보험·단자 등 기관투자가들의 주식보유 한도를 대폭 줄이고 신규주식매입도 억제해 나가기로 했다.
재무부는 2일 정인용 장관 주재로 한은·은행감독원·증권감독원·증권거래소 기관장들과 증권대책회의를 열고 과열장세를 보이고 있는 증시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 같은 증권대책을 마련, 발표했다.
이 대책에 따르면 현재 은행 빚이 5백억 원을 넘는 92개 업체에 대해 증자규모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하게 해 은행 빚을 갚도록 하되 이를 어기는 기업에 대해서는 주거래 은행을 통해 여신을 제한할 방침이다.<관계기사 3면>
기업이 주식이나 전환사채를 발행하면 은행이 이를 넘겨받아 대출을 까고 은행은 이를 증시에 내다 팔아 주식물량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또 은행 빚이 많은 기업이 여유자금을 주식투자에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가증권을 많이 가진 기업은 경우에 따라 자금운용조사를 해 은행 대출을 회수토록 할 방침이다. 또 기관투자가의 주식보유한도를 줄여 ▲증권회사는 현재 자기자본의 60%인 한도를 4O%로 낮추고 종목 당 한도도 현 6%에서 4%로 줄이며 ▲투신3사에 대해서는 고유계정의 자기자본한도를 50%로 새로 신설하며 ▲보험·단자·종금·은행에 대해서도 주식보유한도를 축소해 나가기로 했다.
기관투자가에 대해서는 은행감독원·증권감독원·보험공사 등이 매일 매매상황을 점검해 신규주식매입을 억제하고 주식을 새로 사들일 때는 그 금액만큼 통안증권을 인수토록 의무화해 기관투자가의 주식보유와 통안증권인수를 연계해 나가기로 했다.
재무부는 또 4월중에 산은과 증권거래소가 갖고 있는 유공(2백36억원)·광업제련(5백52억원)·대한중석(1백75억원)등 3개 사의 주식 9백63억원(3월말 주가기준)1천6백12만 주를 매각키로 했다.
「재무부는 현재 증시의 과열투기요인이 자본시장 개방에 대한 과잉기대감에도 있다고 보고 자본시장 개방스케줄은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되 해외전환사채의 주식전환이나 신규해외전환사채발행에는 신중을 기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10월 삼성전자의 해외CB 주식전환은 내년으로 늦춰질 전망이며, 기업들의 신규해외 CB발행도 규모가 줄거나 발행시기가 늦춰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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