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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 홍양후와 中 선비들 오고간 편지 번역해 출간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古稱燕士(고칭연사)-중국선비가 홍양후에게 보낸 편시와 시문』 표지와 내용

『古稱燕士(고칭연사)-중국선비가 홍양후에게 보낸 편시와 시문』 표지와 내용

숭실대학교 한국기독교박물관(관장 권영국)은 동 박물관 설립자인 고(故) 매산 김양선 교수가 수집한 홍양후 서찰첩 『古稱燕士』 2책을 탈초?번역하여 『古稱燕士-중국선비가 홍양후에게 보낸 편지와 시문』 이라는 제목으로 발간하였다. 이번에 공개된 서찰첩은 19세기 초반 청나라 선비들이 삼사(三斯) 홍양후(洪良厚)에게 보낸 편지 37통을 모아 영인본과 탈초?번역문을 한데 묶은 것으로, 탈초?번역은 한국학중앙연구원 김동석(金東錫) 박사가 담당했다. 편지 색감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 한지에 칼라로 인쇄하였다.

조부 홍대용과 친분 맺은 중국인 후손과 교감
한·중 문화 교류 연구에 중요자료로 활용 기대

홍양후의 조부 홍대용(洪大容)은 1765년 북경에 가서 새로운 중국 문물을 경험하였을 뿐만 아니라, 북경에서 엄성(嚴誠)·반정균(潘庭筠)·육비(陸飛) 등을 만나 천애지기(天涯知己)를 맺고 돌아왔다. 홍대용과 중국 문인들간의 우정은 박지원?박제가?이덕무 등에게 큰 영향을 끼쳤으며, 홍대용 사후에도 두고두고 미담(美談)으로 회자되었다.

홍대용이 연행에서 돌아온 지 60년이 되던 1826년, 이번에는 그의 손자인 홍양후(洪良厚, 1800~1879)가 동지사의 부사로 임명된 외숙부 신재식(申在植)을 따라 북경 땅을 밟게 된다. 홍양후는 그곳에서 조부 홍대용과 천애지기를 맺었던 세 선비(엄성·반정균·육비)의 후손들을 찾아다닌다. 선대의 우정을 이어가겠다는 염원에서였다. 홍양후는 그의 조부와 마찬가지로 북경에서 청나라 문사들과 필담으로 사귀었고, 그들로부터 받은 서찰을 서첩으로 꾸며 후세에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남겨 놓았다.

본 서찰집은 청나라 문사와 홍양후 간의 진지한 우정의 교감을 살펴볼 수 있는 내용 및 문화적 교류 내용이 함께 담긴 시문과 편지글로 구성되어 있다. 제1책은 홍양후가 북경에 머무르고 있을 때 받은 편지들이고, 제2책은 귀국한 후에 받은 편지들이다. 특히 반정균(潘庭筠)의 손자 반공수(潘恭壽)가 홍양후에게 보낸 편지는 제2책에 수록되어 있는데, 홍양후의 연행으로부터 5년이나 걸려 편지를 받기까지의 과정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

홍양후의 연행은 그의 조부에 뒤이어 주변의 문인들에게 다시금 연행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후 박지원의 손자 박규수(朴珪壽), 김홍집(金弘集)의 부친인 김영작(金永爵) 등의 연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 홍양후는 19세기 전반 조선과 청조 문인 교류에 큰 역할을 수행한 인물로, ‘고칭연사’는 홍양후의 이 같은 족적을 찾아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 중 하나이다. 한중 문화교류사 연구의 획기적인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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