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 지원 4억 "사채 놀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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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울산=허상천·김용일 기자】업무상 횡령·특수 감금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부산 형제 복지원장 박인근씨(59)는 정부 보조금 등을 빼내 대전 성지원 원장 노재중씨 부부 등 전국 부랑인 수용 시설 대표들을 상대로 4억여원의 사채 놀이를 해 온 것으로 18일 검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특히 검찰은 박씨가 부산시·울주군 등 관계 공무원들에게 식사비·접대비·교통비 등 명목으로 1인당 4만∼10만원씩 수백 차례나 지급해 왔다고 진술, 수사를 확대하고있다.
검찰은 또 박씨의 횡령 액수는 기소장에서 밝혀진 3억5천만원보다 3배나 되는 10억3천만원으로 드러나 박씨의 공소장을 변경할 방침이다.
박씨 소유 부동산은 당초 20억원으로 알려졌으나 부산의 가옥 3채 등 모두 50억원대로 늘어났으며, 구속 때 박씨의 금고에서 정기예금·신종 기업 어음 (CP) 등 유가증권 20억여원 어치가 발견됐었으나 그후 수사 결과 박씨가 갖고 있던 유가증권은 33억여원 어치로 늘어났다.
이밖에 박씨는 부산 시내 모 신용 금고에 계약금 5천만원짜리 1년 만기 적금에 가입, 비밀 정기 적금 증서에 월3백20만원씩 불입해 왔는데 박씨 구속 후에도 계속 불입되고 있어 검찰은 박씨의 하수인들이 계속 운영비를 횡렴, 불입하는 것으로 보고 추적하고 있다.
◇사채놀이=박씨는 지난해 경기도 화성군 부랑인 수용시설인 S원 원장 한모씨(55·여) 에게 1억원을 사채로 빌려준 것을 비롯, 대전 성지원 원장 노재중씨 부부에게 3천만원, 이모씨에게 1억원 등 전국의 일부 복지 시설 관계자들을 상대로 4억여원의 사채를 빌러주고 이자를 받아왔다.
◇유가증권 매입=박씨는 지난해 2월20일 상업은행 부산 서귀포 지점에 입금된 보조비 중 1억5천만원을 인출, 그 중 9천만원을 부산 아주 상호 신용 금고에 이율이 높은 정기 예탁 예금했고 지난해 11월18일에는 같은 곳에서 2억6천만원을 빼내 부산 투자 금융 발행CP 2억원짜리를 구입했다.
◇횡령 수법=된장·간장 등 주·부식과 연탄 등을 사들이고 영수증 액수를 배 상으로 늘리는 방법, 시장 점원으로부터 백지 영수증을 사들여 위조하는 방법, 원생들을 시켜 무보수로 작업을 시킨 후 임금을 지불한 것처럼 허위 기재하는 방법 등을 사용했다.
추가된 6억8천 만원은 86년의 부산시 보조비 23억원 중 주·부식비 명목 11억원에서 빼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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