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국악관현악단 창단|중앙관현악단, 8개 파트 45명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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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유급·상임의 민간국악관현악단이 국내 처음으로 창단됐다. 국악의 생활음악화를 기치로 내건 중앙국악관현악단이 바로 그것.
이 국악관현악단은 국악의 다양한 창작으로 서양음악 및 무용과의 접목을 끊임없이 시도해 온 박범훈 교수(중앙대국악과)를 대표 겸 상임지휘자로 하고 있으며 중앙대국악과 출신, 민속악회 시나위멤버들을 주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금·피리·해금·아정·거문고·가야금·타악·창 등 8개 파트 45명으로 구성. 민속·무속음악을 발굴, 재현하고 현대적 기법으로 재구성해 발표해 온 민속악회 시나위를 이끌면서 6년 전부터 창단준비를 해 왔다는 박 교수는 이 국악관현악단이 국악의 실용화에 앞장서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즉 기존 국·시립차원의 국악관현악단들이 전통음악연주에 중점을 두어왔던데 비해 국악을 새롭게 창작, 대중가수와 함께 연주하고 영화음악과 무용음악에 국악을 적극 도입하며 국악뮤지컬 제작연주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이끌 계획이라는 것.
중앙대 음악대학, 일본 무사시노 음대를 거친 박 교수는 그 동안 86아시안게임개막식음악, LA올림픽 문화축전 참가작품이었던 『도미부인』 및 『시집가는 날』 『별의 전설』 등 굵직한 무용극의 대부분을 작곡하면서 「국악의 대중화」를 실천해왔다.
『전통음악의 보존도 중요하지만 국악을 우리 것으로 살리는 길은 국악을 생활화하는 것』이라는게 그의 소신.
중앙국악관현악단 창단멤버들은 이미 6년 전부터 MBC가 매년 정규사업으로 벌이는 마당놀이 제전을 도맡아와 유급단원제를 위한 기틀을 마련했으며 올4월 공연될 국립무용단의 『대지의 춤』배경음악 작곡과연주도 맡았다.
이 국악관현악단은 「단원의 보수는 모든 공연수입을 일정 기준하에 정확하게 분배한다」 는 내용의 정관을 채택하고 있어 눈길을 끄는데 박 교수는 『이 관현악단의 창단으로 매년 14개 대학 국악과에서 대책 없이 배출되는 졸업생의 진로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14일 새로 마련한 연습실(보문동 벽산빌딩2층)에서 창단식을 갖고 출범하는 중앙국악관현악단은 오는 6월13일 중앙일보사주최로 호암아트홀에서 창단 공연을 가질 예정이며 8월에는 일본국체문화교류협회주최로 일본을 순회 공연할 계획. <고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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