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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시술·프로포폴…설 무성한 ‘세월호 7시간’ 청와대 “대통령 관저 집무실 있었다” 해명 역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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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당일 오후 5시1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았다. 오전 9시53분 첫 보고로부터 7시간여 만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당일 관저 집무실에 있었다고 19일 공개했다. [사진 YTN·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당일 오후 5시1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았다. 오전 9시53분 첫 보고로부터 7시간여 만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당일 관저 집무실에 있었다고 19일 공개했다. [사진 YTN·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가 19일 ‘세월호 사건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의혹’에 대해 “해당 일(2014년 4월 16일) 주로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다”고 공식 설명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오보·괴담 바로잡기’ 코너에 올린 ‘세월호 7시간, 대통령은 어디서 뭘 했는가?-이것이 팩트입니다’는 글에서다.

“평일 수백명 탄 배 가라앉는데… ”
관련 기사엔 수만 개 댓글 쏟아져

하지만 후폭풍이 거세게 불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관저 집무실을 이용했다는 건 출근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관저 집무실은 대통령이 출근 전이나 퇴근 후 관저에서 이용하는 곳인데 그 긴박했던 시간에 출근 않고 뭘 했는지요”라고 썼다. 포털사이트에 걸린 관련 기사에 2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네티즌들의 관심도 폭발적이었다. 댓글 중 상당수는 “내일부터는 나도 우리 집 서재에서 업무를 봐도 되느냐” “평일에 300명이 넘는 국민이 탄 배가 가라앉았다면 맨발로라도 본관에 뛰어왔어야 했다”는 등 부정적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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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해명 글에서 대통령 집무실을 세 개로 분류했다. “청와대에는 관저 집무실, 본관 집무실, 비서동 집무실이 있다”면서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2014년 4월 16일 박 대통령이 첫 보고를 받은 오전 9시53분부터 오후 5시1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할 때까지의 7시간여 동안의 대통령 소재에 대해 청와대가 ‘관저 집무실’이라고 적시한 건 처음이다. 청와대 본관에서 수백m 떨어져 있는 단층 건물인 관저엔 20명쯤 들어갈 수 있는 만찬용 식당, 소회의실, 집무실, 부속실, 사생활 공간 등 크고 작은 방이 7~8개 있다. 이 중 소파가 놓여져 있고 회의를 할 수 있는 집무실 공간에 박 대통령이 주로 머물렀다는 설명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위치와 동선은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공개한 적이 없지만, 유언비어로 국민이 선동되고 국가 혼란이 가중돼선 안 된다”며 공개 이유를 밝혔다.

또 “처음엔 ‘정OO(윤회)를 만났다’ 하더니 그 다음은 ‘굿판을 벌였다’ ‘프로포폴 맞으며 잠에 취했다’ ‘성형시술을 받았다’고 의혹은 계속 바뀌며 괴담으로 떠돌고 있다”며 불만도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출퇴근의 개념이 아닌 모든 시간이 근무시간”이라며 “세월호 사고와 같이 분초를 다투는 업무는 현장의 지휘체계와 신속한 구조활동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대면회의 대신 20~30분마다 직접 유선 등으로 상황보고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부속실에서 근무했던 인사는 “이 전 대통령의 경우 오전 7시20분까지는 본관에 꼭 출근했기 때문에 근무시간에 관저 집무실에 머무르는 건 해외출장 직전 총리와 대화를 나눌 때 등 아주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세월호 7시간’ 자체에 대한 의문 역시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청와대는 홈페이지에 문제의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15차례 대면·유선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린 사항을 그래픽과 함께 자세히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은 ▶오전 8시50분 최초 신고가 접수된 지 1시간40분이 지난 10시30분에야 박 대통령이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인원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한 이유가 뭔지 ▶10시36분부터 국가안보실과 정무수석실로부터 10차례(서면 8회, 유선 2회)나 보고를 받고도 왜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지시한 시간이 오후 2시11분이었는지 ▶오후 3시에 방문을 지시해놓고 5시15분에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은 이유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당시 박 대통령의 첫 발언은 ‘구명조끼를 학생들이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 힘듭니까’였다”며 “그렇게 많은 보고를 받아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는 대통령의 발언이라고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승욱·안효성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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