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 실험 프로 2편 "저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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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교양·보도 위주의 KBS 제1TV마저 2TV못지 않은 오락성을 띠게되자 시청률 면에서 항상 우위를 지켜온 MBC-TV도 위기 의식을 느껴 지난 6일 2개의 파일러트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파일러트 프로그램이란 시청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정규 편성하겠다는 말 그대로 실험 프로. 이날 방영된 『명랑 청백전』『폭소 사냥』은 그러나 품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시청자들의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저급 오락물이었다. 예컨대 철봉에 매달린 출연자들의 겨드랑이를 간지럽힌다거나 (『명랑 청백전』), 코미디언들의 젖꼭지·발바닥이나 보여주는 등(『폭소 사냥』) 시청률 만회를 위한 안간힘이 오히려 안쓰러울 정도였다.
KBS의 「전투적 오락성」과 이에 반격을 취하는 MBC의 「퇴폐적 오락성」. 공영 방송 정신은 어디로 가고 최근 들어 갑자기 TV가 경박해졌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기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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