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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태우지 않았다" 버스 추월해 지그재그 운전…보복운전 백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버스기사 A씨(41)는 지난 8월 황당한 일을 겪었다.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의 한 도로를 지나던 중 은색 쏘렌토 차량이 자신이 운전하던 버스와 나란히 달리며 경적을 울리는 등 위협을 가해왔던 때문이었다. 이 차량은 곧이어 버스를 추월한 뒤 버스 앞에서 지그재그로 달리며 버스의 안전 운행을 방해했다. A씨의 신고로 경찰에 잡힌 쏘렌토 차량 운전자 B씨(68)는 "내 아내가 타지도 않았는데 버스가 출발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나 그랬다"고 말했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보복 운전을 한 혐의(특수폭행)로 B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보복 운전이 여전하다. 김포경찰서는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난폭·보복운전을 집중 단속한 결과 난폭운전 7건, 보복운전 16건 등 총 23건을 적발했다고 17일 밝혔다.

C씨(36·입건)는 지난달 16일 오전 11시57분쯤 김포시 고촌읍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D씨(54)의 쏘나타 차량이 자신의 K7차량 앞으로 끼어들며 차로를 변경하자 이 차량을 추월해 여러 차례 급제동을 했다. 놀란 D씨는 도로 한가운데서 차를 멈췄고, 뒤따라 오던 쏘나타 차량과 충돌했다.

E씨(37·입건)는 지난달 29일 오전 9시14분쯤 서울 강동구 올림픽대로를 달리다 3차로에서 1차로로 진로를 변경했다. 이에 뒤에 오던 차량이 경적을 울리자 급정거하는 등 위협 운전을 하고, 운전석 창문을 열어 상대 차량 운전자에게 욕설을 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복 운전의 대부분은 오해나 사소한 시비로 인해 우발적으로 일어난다"며 "안전하게 양보 운전을 하는 미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포=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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