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전문서적만 만드는 카메라 우먼 윤주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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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사진중심 도서는 일반책보다 보통 제작비가 3배정도 높으므로 자연 시장성도 낮아 1천부가 고작 이예요. 그러나 사진을 전공하는 사람들에겐 꼭 필요한 책이기 때문에 사명감을 가지고 만들어 내고 있어요.』
윤주심씨(34). 『뿌리깊은 나무』의 사진부 기자로,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약하던 그가 남편 심용섭씨 (38)와 함께 해뜸이란 출판사를 열고 아직은 미개척분야인 사진책 만을 출판하기 시작한 것은 84년.
서라벌예대 사진학과(75년 졸) 출신인 그가 학교에서 사진을 배우고, 실무로 뛰면서 절실하게 느꼈던 전문서적에의 갈증과 사진에의 애정 때문이었다고 한다.
의욕만으로 시작된 출판 일은 광화문의 한 작은 다락방에서 시작, 현재도 인사동 한옥동네의 8평방이 사무실이요, 창고지만 그동안 꽤 알찬 책들을 출판했다.
원로 사진작가 임응식씨의 『사진사상』,『수전·손탁」저·유경선 역의 『사진이야기』, 「리처드·재키어」저·유한태 역 『조형과 사진심리학』, 최근에는 「워커·에번즌」「로버트·프랭크」 등 현대의 세계적 사진작가 14명의 사진세계를 수록한 현대사진가 연구 시리즈를 내놓았다.
그래서 그의 책들은 대부분 일반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채 사진전문가들 사이에서만 우연히 책을 읽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서 한두 권씩 팔려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각 대형서점의 전문서 코너가 계속 늘고 있는 추세 속에서도 아직은 사진전문 코너가 거의 없어 섭섭하다는 윤씨. 그는 지금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오늘의 고행을 감수하고 있다고 말한다.
곧 현대 미국의 가장 유명한 보도사진작가의 한사람으로 꼽히는 「마거리트·버그화이트」의 자서전을 출판할 계획. 그는 사진을 취미로 하는 인구는 최근 크게 늘었으나 예술적·학문적 입장에서 사진을 공부하는 사람은 극히 적다고 개탄한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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