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은 사치생활자」를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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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뚜렷한 소득원도없이 수억대의 호화주택에 살며 외제고급승용차를 굴리는 「얼굴없는」 호화사치생활자들이 된서리를 맞게됐다.
국세청은 20일 소득을 숨겨 탈세를 일삼으면서도 호화사치생활을 일삼아온 음성 소득자 15명과 이들이 경영하는 기업 35개에 대해 일제 정밀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이날 서울·중부·부산등 3개 지방국세청의 조사요원 1백70여명을 동원, 이들 음성소득 호화생활자와 관련기업의 경리장부등 관련서류 일체를 압수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하반기이후 대지2백평, 건평 1백평 이상의 호화주택이나 6기통 이상의 외제고급승용차를 갖고있는자, 대규모 부동산을 사둔 호화생활자에 대한 내사를 벌인 끝에 이들 15명이 연간 개인소득을 3백만∼4백만원으로 크게 낮춰 신고했거나 소유기업이 3∼4년간 결손을 낸것으로 허위신고하는등 탈세를 일삼아 온 확증을 잡은 것이다.
이들은 서울지역 10명, 부산 2명, 경기 수도권지역 3명으로 대부분▲기업을 변태운용, 기업자금을 빼돌리거나▲도심에 대규모 임대빌딩을 4∼5채씩 갖고서도 부동산임대소득을 아예 신고하지 않고▲사채거래나 부동산투기등으로 막대한 돈을 벌고도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다는것.
이들은 월3백만원이상의 차량유지비가 드는 벤츠등 외제고급승용차를 굴리고 평일에도 골프장·호화헬드클럽등을 즐겨 드나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사업과는 관련 없이 상용여권을 갖고 불필요한 해외여행을 하며 외화를 낭비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사례=H시계(주)의 H사장은 싯가 6억원이 넘는 호화주택 (대지 4백30평)에 살면서 부부가 각각 운전기사가 딸린 서독제 벤츠승용차를 굴려왔다.
또 사업과는 관계없이 해마다 2∼3차례 해외나들이를 하면서 거액의 쇼핑을 일삼았다.
H사장은 기업의 소득을 극히 낮게 신고, 세금을 빼먹어오면서도 80년이후 서산등지에 1백70억원 상당의 땅을 사들였다.
◇당국자의말=국세청은 지난해 부동산투기·사채거래·기업자금유용등으로 치부한 호화생활자로부터 모두 9백58억원의 세금을 추징한바 있는데 올해도 음성소득호화생활자에 대한 지속적인 정밀조사를 벌여 일반국민들의 근로의욕을 해치고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하는 반사회적 행위를 뿌리뽑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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