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성적 비관 여고생 2명 동반 자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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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낮은 성적을 이유로 여고생 두명이 아파트에서 동반 투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1일 오전 1시15분쯤 서울 강서구 방화동 D아파트 15층 옥상에서 金모(17.S여상2).鄭모(18.J여고 2)양이 떨어져 숨진 것을 친구 吳모(17)양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吳양은 경찰에서 "중학교 동창인 두 친구와 함께 술을 사 아파트 옥상에 올라간 뒤 둘이 할 얘기가 있다고 해 한 층 아래로 내려간 사이 '쿵'소리가 들려 1층으로 내려가 보니 친구들이 함께 떨어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吳양은 "숨진 金양은 2주 전 고교 2년인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최근 임신 5주째인 사실을 알고 고민해 왔으며, 鄭양은 열심히 공부해도 평균점수가 60점대에 머물러 고통스러워했다"고 말했다.

金양은 吳양이 낙태를 권유하자 "죽어도 아기와 함께 죽겠다"고 말했으며, 30일 자신에게 e-메일을 보내는 형식으로 "불효인지 알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용서해 달라"는 글을 남겼다. 金양은 부모가 빚 때문에 최근 가출해 남의 집에서 가정부 일을 하는 등 심한 생활고도 함께 겪었다고 주변에서 전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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