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 여성에게 "피켓 치워" 라며 항의했고, 피켓을 빼앗고 빼앗기지않으려는 과정에서 욕설과 몸싸움이 이어졌다. 결국 이 여성은 112에 전화를 했고, 출동한 경찰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구미시가 주최하고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가 주관한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 숭모제, 오전 11시 기념식·기념공연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100주년을 1년 앞둔 기념행사였지만 이날 행사는 지난해 98주년 때에 비해 참석인원이 반 이상 줄어들었다. 지난해 11월14일 열린 박 전 대통령 탄신제에는 ‘각급 기관ㆍ단체장과 숭모단체 회원,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장에는 1000여명 남짓 참석해 곳곳에 빈자리가 많았다.
한편 이날 기념식은 지난해까지 사용한 ‘탄신제’를 ‘탄생제’로 바꿨다. 구미시는 기념식 명칭을 변경한 데 대해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시민위원회 등이 명칭 변경을 제안해 자연스럽게 바꾸게 된 것”이라고 했다. 행사장 입구에서 벌어졌던 소란이 가라앉고 시작된 숭모제에 이어 기념공원에서 열린 기념식은 박 전 대통령 업적을 알리는 영상물 상영, 기념사, 축사, 기념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생가와 생가 옆 높이 5m 남짓 되는 박 전 대통령 동상 주변을 돌아보기도 하며 박 전 대통령의 탄생을 축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기념행사는 이렇게 끝나지 않았다. 기념식이 끝난 뒤 기념공원 앞에서 ‘금속노조 구미지부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소속 노조원 5명은 ‘박근혜 퇴진’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에 행사 관계자들은 “꺼져라”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느냐? 잔칫날 이게 무슨 짓이냐” 는 등 고함을 치며 이들 노조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피켓을 빼앗으려는 행사관계자와 빼앗기지 않으려는 금속노조원들 사이에 10여분간 이어지던 몸싸움은 경찰들이 제지하고서야 끝났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상 첫 현직 대통령 검찰조사를 앞두고 열린 이날 고 박 전 대통령의 99주년 탄생 기념행사는 박 대통령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
조문규 기자, 사진 프리랜서 공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