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떼지어 다니는 중국어선이 충돌위협하자…해경 경비함정 또 기관총 사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해경 경비함정이 우리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들을 향해 기관총을 사격했다. 지난 8일 무기사용 매뉴얼이 발표된 이후 처음이자 "공용화기로 대응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나온 지 두 번째다.

13일 인천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해경은 지난 12일 오전 11시16분쯤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남서쪽 68㎞ 해상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 30여척을 발견했다.

해경 경비함정 5척은 즉각 경고 방송을 하고 현장으로 이동했다. 그러자 80~100t급 중국 어선들이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배타적경제수역(EEZ) 특정금지구역 5.5㎞를 침범하며 경비정으로 다가왔다. 배 주변에는 해경의 승선을 막고 위협하기 위한 쇠창살 등도 설치한 상태였다.

이에 해경은 중국 해경국에 중국어선들의 집단 행동에 대해 알렸다. 또 소화포를 사격하는 등 경고했다.

하지만 중국어선들이 계속 다가오고 진로를 방해하는 등 선체 충돌을 시도하자 무기사용 매뉴얼에 따라 경고사격한 후 M-60 기관총 96발을 사격했다. 선체를 향한 조준사격이 아닌 주로 바다와 허공에 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도 다가오는 중국어선들에겐 K-2 소총 9발을 조준 사격했다고 한다.

해경의 사격이 시작되자 중국어선들은 도주했다. 중국어선들의 피해 상황은 확인되지 않았고 해경 피해는 없다고 한다. 중국어선들이 이날 낮 12시58분쯤 모두 퇴거했다.

이번 사격은 지난 8일 해경의 무기사용 매뉴얼이 발표된 이후 첫 사격이다. 또 지난달 11일 정부가 "공용화기 사용도 불사하겠다"고 방침을 밝힌 뒤 두번째 사격이다.

앞서 해경은 1일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인근 해역에서 중국어선 2척을 나포하던 중 인근의 중국어선 30여 척이 몰려와 충돌을 시도하자 M-60 기관총 600~700여발을 발사한 바 있다.

해경 관계자는 "당시 파도가 심하게 치는 등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았고 중국어선의 척 수도 많아 나포는 할 수 없었다"며 "배타적경제수역(EEZ) 등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어선들의 상당수가 100t급 쌍끌이 철선인데 이들의 특징이 30~50척이 선대를 구성해 움직이면서 해경이 나타나면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해경국에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과 집단 저항 상황을 알리고 이런 일이 없도록 협조 요청을 했다"며 "앞으로도 중국어선들이 강력하게 저항하면 무기사용 매뉴얼에 따라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