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안봉근·이재만 집 압수수색, 업무일지·휴대전화 확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7면

검찰이 장애인 펜싱팀 창단과 선수단 에이전시 지정에 대해 의혹을 받고 있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압수수색했다. 수사관들이 9일 서울 삼성동 GKL 사무실에서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장애인 펜싱팀 창단과 선수단 에이전시 지정에 대해 의혹을 받고 있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를 압수수색했다. 수사관들이 9일 서울 삼성동 GKL 사무실에서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최순실(60·구속)씨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9일 안봉근(50)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50) 전 총무비서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청와대 전·현직 실무급 인사 2명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특수본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업무일지와 다이어리, 개인 및 업무용 휴대전화 등을 확보해 분석에 들어갔다. 이는 지난 6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정호성(47) 전 부속비서관을 구속한 데 이은 것이다.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이 모두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검찰 “김종 전 차관, 장시호 특혜 정황”
GKL 압수수색, 직권남용 혐의 수사
안종범 “중소기업서 하는 게 낫다고
대통령이 말해 포레카 인수전 관여”

안 전 비서관은 최씨가 청와대를 드나들도록 자신의 차량 등을 제공한 의혹을, 이 전 비서관은 청와대 인사위원회에 들어와 월권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됐다. 또 최씨의 태블릿PC에서는 정 전 비서관 외에 안 전 비서관, 이 전 비서관이 문서 작성 아이디를 공유한 흔적도 나왔다. 해당 기기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무회의 자료, 연설문 등 문서가 다량 들어 있다. 검찰은 또 압수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에서 박 대통령이 최씨를 지칭하며 문건 전달 과정을 확인하는 취지의 발언 등이 담긴 녹음파일도 찾아냈다.

검찰은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삼성동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에 대한 수사에도 나섰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이 ‘GKL’ 관리 직제를 1차관 산하에서 자신이 있는 2차관 아래로 옮겨 최씨의 조카 장시호(37·여)씨에게 영업 특혜를 준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지난해 6월 장씨가 세운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거액의 예산(6억7000만원)을 챙겨주고 GKL이 2억원을 후원하게 하는 등 특혜 지원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일단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김 전 차관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외에 문체부 등을 동원해 GKL이 장애인 선수단을 창단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최씨 회사(더블루K)가 선수단 관리 대행사로 지정되도록 했다는 의혹 등도 조사 중이다. 더불어 검찰은 최씨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입학 전후에 김경숙 이화여대 교수(학장)에게 네 차례 정부 지원금이 전달됐고 이 과정에서 김 전 차관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차은택 오늘 구속영장 청구=검찰은 차은택(47·CF 감독)씨에 대해 10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차씨는 옛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인 ‘포레카’의 지분을 강탈한 혐의(공동 강요)를 받고 있다. 차씨와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지난해 3월 중소 광고업체 컴투게더PRK가 포레카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되자 지분 80%를 차씨가 사실상 소유한 광고대행사 ‘모스코스’에 넘기라고 강요했다. 하지만 컴투게더가 지난해 6월 포레카를 인수하면서 강탈 시도는 실패했다.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이 과정에 개입한 혐의(강요 미수)를 받는다. 이와 관련해 안 전 수석은 검찰에서 “대통령이 대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인수하는 것보다 중소기업이 인수하도록 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취지의 말을 해 관여하게 됐다. 대통령에게 보고도 한 사안”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한편 검찰은 송 전 원장에게 공동 강요 및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해 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일훈·송승환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