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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로 전국 여행하던 4남매 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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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60대 중반의 남성이 70~80대 두 누나와 여동생을 승용차에 태우고 함께 전국 여행길에 나섰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큰누나와 여동생이 숨졌다.

60대 중반 남동생이 운전하던 차
남해고속도로서 트레일러와 추돌
큰누나·여동생 숨지고 2명은 중상

9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경남 하동군 하동터널 인근 순천방면 남해고속도로에서 윤모(64·자영업)씨가 몰던 카이런 승용차가 앞서 가던 트레일러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용차에 타고 있던 윤씨의 큰누나(82)와 여동생(61)이 숨졌다. 윤씨의 둘째 누나(72)는 사고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현재 생명이 위독하다. 윤씨는 갈비뼈 골절 등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트레일러 운전자 원모(58)씨는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윤씨는 사고 충격으로 경황이 없는 상황이었다”며 “현장에서 의식을 잃은 누나와 여동생을 보면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해 안타까움이 컸다”고 말했다.

이들 남매는 지난 6일 서울에서 출발해 동해와 남해를 거쳐 전국을 여행하던 길이었다. 주소지는 서울과 경기도 등이다. 이날은 하루 전 대구에서 숙박을 한 뒤 전남 여수 오동도로 가던 중이었다. 윤씨는 경찰에서 “사고 직전 내리막길에서 차량 속도가 갑자기 올라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속도가 줄지 않았다”며 “그래서 1차로에 있던 차량을 피하기 위해 2차로로 차로를 변경하면서 트레일러와 추돌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차량 결함으로 사고가 난 것인지, 아니면 윤씨가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으로 사고가 난 것인지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4남매가 우애가 깊어 같이 여행을 가다 사고가 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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