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여야청 합의로 총리 후보 내면 내 존재는 없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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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3일 출근길에서 만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중앙포토]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나 스스로 물러날 수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그러나 “여·야·청 합의로 국무총리 후보가 나오면 내 존재는 없어진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안에 차려진 사무실로 출근하던 중 취재진과 만나서다.

김 후보자는 야권의 자진사퇴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자 “어떻게 보면 엄동설한에 작은 화로라도 되볼까 하는 심정”이라는 비유를 들었다.

그는 “아주 크고 성능 좋은 난로가 오면 작은 화로는 없어진다”며 “여ㆍ야ㆍ청이 합의를 봐서 좋은 (국무총리)후보를 내면 내 존재는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 입장은 엄동설한에 작은 난로라도, 손난로라도 되고 싶다는 것”이라며 “추위가 점점 더 강해지는데 손난로라도 되고 싶은 심정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작은 난로라도 돼 이 어지러운 국정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 “그 마음이 없어지지 않았다. 더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런 맥락에서 김 후보자는 “그저 빨리 크고 좋은 난로가 들어오기를 기다린다”며 “나 스스로는 물러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6일 서울 평창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자리에 연연할 이유가 없는 사람이지만, 그게 일을 안 하겠다거나 자리를 아무렇게나 등진다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5일 자진 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도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선문답 같지만 봄이 오면 얼음은 녹아 없어진다. 그런데 얼음 때문에 봄이 안 온다”고 현 정국을 에둘러 표현했다.

박유미ㆍ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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