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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집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김수환 추기경은 신춘대담(중앙일보 1일자)에서 「건강한 중간집단」의 책무에 관해 언급했다. 이들이 나서서 오늘의 우리 문제들을 수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삼 우리 사회도 「건강한 중간집단」에 주목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사실이 반갑다. 지금까지 중간층「의식」을 가진 사람은 많아도 행동하는 중간층은 별로 노출되지 않았었다.
중간층은 원래 사회학에서 쓰는 용어다. 「미들 클래스」를 직역한 말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W·L·워너」와 「P·S·랜드」는 1941년 사회계층을 여섯으로 구분했다. 상의 상과 하,중의 상과 하, 하의 상과 하.
상의 상은 특권지배계층으로 미국의 「록팰러」가나 「케네디」가처럼 명문 부호로 대를 이어가며 상류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상의 하는 부자로서 사회적 존경을 받고 있으나 가문의 배정이 상의 상보다 못한 경우, 미국엔 이런 상류가 인구의 3%쯤 된다.
중의 상은 이름있는 변호사·의사등 전문 직업인(프로페셔널), 고급관리, 성공한 사업가, 고학력자, 고수입자, 교외의 자기 집에서 사는 사람들. 미국의 경우 중상층은 전체인구의 15%를 차지한다.
중의 하는 한마디로 선량한 시민들. 이를테면 숙련공, 공무원, 화이트 칼러로 수입도 그만그만하고 수수한 자기 집을 가지고 있다. 미국인의 30%가 이런 사람들이다.
중의 상,하를 합친 인구는 45%.
하의 상,하는 전체 인구의 절반쯤이다. 이들은 숫자는 많지만 나날을 살기에 바빠 사회적으로 발언권이 크지 못하다.
유럽의 중간층이라면 영국의 경우를 생각하게된다. 「벽난로 앞에서 흔들의자에 앉아 파이프 담배를 피우며 신문을 보고 있는 사람」은 영국 중견층의 모델처럼 되어있다.
문제는 이들이 평온한 생활 가운데서도 신문을 손에 쥐고 있다는데 있다. 현실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증거다.
영국 정부의 사회조사국이 규정한 중간층의 직업은 프러페셔널(전문직), 경영자(종업원 50인이상), 중급 이상의 관리직, 군장교, 교수, 소경영주, 화이트 칼러, 세일즈맨등이다.
미국식 계층 구분은 「금전적 성공의 도」(사회학자 「라이트·밀」의 말)가 기준이 되는데 반해 유럽은 직업과 가문을 따진다.
미국에선 주식을 가진 사람도 일단 중간층으로 꼽는다. 주식을 가진사람은 누구보다 시국에 민감하다. 주식값을 떨어뜨릴 일은 팔 걷고나서서 말리는 부류가 중간층이다.
중간층은 저절로 생기지는 않는다. 경제가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 사회안정과 중간층과 경제 발전은 불가분의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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