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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2년내 붕괴 얘기…최순실은 주술적 예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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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태민은 박근혜 후보의 몸과 마음을 완벽하게 통제해 왔고, 그 결과 그의 자녀들은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는 소문이 만연해 있다.’

야당, 최태민 사교(邪敎) 의혹 제기
박 대통령 취임식 ‘오방낭’도 도마에

2007년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 대선을 앞두고 본국으로 보낸 보고서 내용 중 일부다. 극비리에 보관됐지만 위키리크스에 해킹되면서 2011년 대중에 공개됐다. 한동안 ‘찌라시’ 수준의 낭설로 치부됐던 이 보고서가 최순실씨 사태로 다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975년 최태민씨가 만든 대한구국선교회(이후 구국봉사단· 새마음봉사단으로 개칭) 명예총재를 맡으며 최씨 부녀와 가까워졌다. 최태민씨는 70년대 초반 ‘영세교’를 만들어 활동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넘겼다는 증언을 담은 언론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

그래서 야당은 사교(邪敎) 논란까지 제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7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최순실씨가) 2년 안에 북한이 붕괴한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고 한다”며 “주술적 예언가임에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26일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지금 상황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태민·최순실 두 사람의 사교에 씌어 이런 일을 벌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최씨를 비롯해 여성 각료와 기업 총수가 포함된 이른바 ‘팔선녀’ 모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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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행사장엔 오방낭(복주머니)이 걸린 ‘희망이 열리는 나무’가 설치됐다. [뉴시스]

야당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연설이나 대화문 중 “바르게 역사를 배우지 못하면 ‘혼이 비정상’이 될 수밖에 없다”(2015년 11월 10일 국무회의)거나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2015년 어린이날 행사)와 같은 내용에 대해서도 최순실씨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2013년 2월 박 대통령 취임식 당시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희망이 열리는 나무’(오방낭)도 도마에 올랐다. 오방낭은 음양오행의 원리를 담은 전통 주머니로 우주와 인간을 이어주며 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JTBC가 공개한 최씨의 컴퓨터에서 오방낭의 초안 사진이 담긴 파일이 발견됐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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