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 “대통령 친분 이용, 재단을 ATM처럼 쓴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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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파문에 대한 해외 언론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미국 LA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한국의 박 대통령이 임기 중 일어난 최대 스캔들과 관련해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 비선 실세 파문 큰 관심
“클린턴 e메일 유출 사건과 비슷해”
니혼게이자이 “최씨는 왕좌 뒤 권력”

이 매체는 최순실씨의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해 “최씨가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수백억원대 기부금을 모은 뒤 재단을 현금자동입출금기(ATM)처럼 쓴 의혹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공식 직책이 없는 최씨의 지시를 맹목적으로 따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LA타임스는 이 사건이 힐러리 클린턴 미 민주당 대선후보의 e메일 유출사건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국가 기밀을 부주의하게 관리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후폭풍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재직 시절 관용 서버의 e메일을 개인 계정으로 옮긴 사실이 드러나 연방수사국(FBI) 수사를 받았다. 클린턴 역시 공식 사과했지만 대선후보로서 큰 오점을 남겼다.

AP통신도 “박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미스터리한 여성과의 관련성을 인정했다”고 보도하면서 이번 일이 국가 기밀 누설과 공무방해죄에 해당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사건으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임기를 1년여 남긴 상황에서 레임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신들은 최씨 일가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AFP는 최씨가 박 대통령의 전직 멘토이자 종교인 최태민씨의 딸로 ‘어려운 시기’ 박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으며 1994년 최태민씨 사망 이후 멘토 역할을 해 왔다고 소개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영문판 사이트에서 최씨를 ‘왕좌 뒤의 권력(the power behind the throne)’이라고 표현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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