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 선발 17연승 기록 "계속 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오기와 땀, 행운'의 삼박자가 현대의 베테랑 투수 정민태(33)의 어깨를 지켜줬다.

'오기'는 지난 2년간 일본에서 받았던 설움이 낳은 열매고, '땀'은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다. '행운'은 믿음직한 불펜 투수와 든든한 타선의 지원이다.

29일 수원 SK전에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선발 17연승의 신기록을 세운 정민태에게 이날도 '도우미 3박자'가 어김없이 궁합을 맞췄다.

올해 복귀하면서 "늙고, 힘 빠졌다는 소리가 듣기 싫었다"는 그의 말처럼 변신은 정민태에게 가장 큰 화두였다. 과거 직구-슬라이더 위주에서 체인지업을 새로 주무기로 장착했다. 느린 투구폼에도 메스를 가했다.

그러나 이날도 초반부터 짧게 치고나온 SK 타선에 고전했다. 2회까지 56개의 공을 던져 4안타.2실점했다. 5회 2점홈런을 얻어맞아 5이닝 동안 4실점했다. 호투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했다.

그러나 정민태는 5회까지 9점을 뽑아준 타선의 지원과 조규제-이상열-조용준 등 5명의 불펜투수의 뒷문 단속으로 무사히 승리를 굳힐 수 있었다. 이러한 행운은 5월 중순 이후 여섯차례 등판에서도 숱하게 일어났다. 불펜진은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고, 타선은 뒤집기에 능했다.

지난 5월 27일 수원 기아전에서는 1회를 끝내지도 못한 채 6실점했으나 타선이 폭발하며 패전투수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정민태의 신기록 행진은 이제 박철순(전 OB)의 최다연승 기록(구원승 포함, 22연승)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김종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