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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한국 수공예 도자 우수성 널리 알려 문화 발전에 일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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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하나 손으로 빚어 구워야 만들 수 있는 수공예 도자 그릇은 소박함이 매력적이다. 한국 도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리미엄 도자 브랜드 ‘이도(yido)’는 수수한 멋을 지닌 수공예 도자 그릇으로 꼽힌다. 수작업으로 만든 손맛을 살린 그릇으로 인기를 끌면서 최근엔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했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 이도 본사에서 도예가인 이윤신(58?사진) 회장을 만나 성공 비결을 들었다.

도예가 이윤신 이도 회장

장인 60여 명이 빚은 도자 그릇
자연미 돋보이고 가벼워 인기
동서양 어떤 음식과도 어울려

정갈한 도자 그릇에 음식을 담아 식탁 위에 놓으면 음식이 더 맛깔스럽게 빛이 난다. 음식의 멋과 맛을 잘 살려줄 수 있는 수공예 도자 그릇 ‘이도’가 소비자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레스토랑을 비롯해 호텔이나 고급 외식 브랜드 등에서도 이도의 도자 그릇을 사용하는 곳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미국 뉴욕에서 미슐랭 최고 등급인 ‘3스타’를 받은 유명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스타 셰프인 장조지 셰프도 이도 제품을 쓰고 있다.

음식 먹음직스러워 보여야 좋은 그릇
“요즘 소비자는 가치 소비를 즐긴다고 하잖아요. ‘이도’ 같은 수공예 도자 브랜드가 이런 소비 트렌드와 딱 맞는 것 같아요. 좋은 그릇은 음식을 훌륭한 요리로 보이게 합니다.”

이도의 도자 그릇은 한식은 물론이고 양식·일식·퓨전 같은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우러진다. 서울 강남 매장에서 운영했던 ‘이도다이닝’에서는 브런치나 양식 메뉴를 이도의 도자 그릇에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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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의 수공예 도자 그릇을 생산하는 경기도 여주 세라믹스튜디오. 아래 제품은 투박한 멋과 세련된 색감이 어우러진 ‘청연’ 라인.

좋은 그릇이란 어느 나라 음식이건 담았을 때 먹음직스럽게 보여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의 철학이다. 그릇에 무늬가 많거나 색감이 강하면 음식과 조화를 이루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도 그릇은 외국인에게도 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이탈리아 밀라노 엑스포에 참가했을 당시 동서양의 모든 음식을 폭넓게 수용할 수 있는 아름다운 그릇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는 “도자 그릇은 통념과는 달리 가볍고 오래 쓸 수 있는 데다 보관도 쉽다”며 말을 이어갔다.

이도의 제품은 흙 자체의 투박한 자연스러움을 그대로 표현한 부분과 유약을 바른 부분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도자 그릇이다. 푸른 색감을 세련되게 표현한 ‘청연’, 따뜻한 감성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지닌 ‘온유’, 자연의 색을 품은 ‘소호’, 하늘빛이 감도는 ‘윤빛’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출시한 순백의 깨끗함을 살린 ‘순’ 라인이나 다양한 색이 겹쳐 회화적인 기법이 강조된 ‘프리미엄 빈티지’ 라인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복합문화공간 세라믹스튜디오 운영
이도는 현재 신세계·현대·롯데백화점과 면세점 등에 15개 매장이 입점해 있다. 올해 말까지 백화점 입점 매장을 3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다른 식기 브랜드가 백화점에서 매장을 철수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행보다. 이 회장은 “수공예를 산업화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수공예 도자를 정착시키고 유통망을 넓히기 위해 2014년 경기도 여주에 만든 세라믹스튜디오가 큰 역할을 했다. 이곳에서 디자이너와 장인들이 2년여 동안 숙련 과정을 거쳐 같은 느낌의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쉽지만은 않았다.

“모든 제품을 60여 명의 장인이 하나하나 손수 만들어야 하는 만큼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성형과 생산 등 모든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져 물량 생산을 위해 신경써야 할 점이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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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믹스튜디오는 수공예 도자 제품 생산시설인 동시에 전시·체험·쇼핑·공연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이다. 1만1634㎡ 규모의 스튜디오엔 공예가의 예술 창조 공간인 와이-팩토리(Y-Factory)와 와이-스퀘어(Y-Square), 이도의 공예가를 위한 숙소·휴식공간을 갖춘 와이-하우스(Y-House) 등이 꾸며졌다. 이도의 브랜드 스토리와 발자취를 볼 수 있는 ‘이윤신관’도 있다. 이 회장은 “세라믹스튜디오는 그릇 브랜드를 넘어 문화기업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이도의 신념을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 전반에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라이프스타일과 아트 분야를 선도하는 문화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목표다. 그 일환으로 서울 가회동 본사에서 이도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인이 도자 예술의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도자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다양한 분야의 예술작품을 선보이고 소개하는 ‘이도 아뜰리에’를 론칭할 계획이다. 문화기업이라는 정체성을 강화하고 삶의 공간을 더욱 풍요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어서다. 이 회장은 순수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싶다는 포부도 잊지 않았다. 그동안 생활 속에 도자를 들이는 것을 실현했다면 이제 범위를 넓혀 생활 속에 예술을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다.

“쓸모있는 아름다움, 흉내낼 수 없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지향하려 합니다. ‘이도’라는 브랜드를 통해 한국 수공예 도자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문화예술 발전에도 일조하고 싶습니다.”

글=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박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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