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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볼만한 곳과 준비물 등을 알아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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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하늘의 손님, 겨울철새의 계절이 다가왔다. 겨울이면 우리곁을 찾아드는 이들은 멋진 나래짓으로 너울대며 밝은 울음소리를 우리에게 선사한다. 최근 강이나 호숫가, 들녘에 망원경 카메라를 들고 나가 겨울철새를 맞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부 관광회사들도 「두루미를 보러 갑시다」는 등의 구호를 내걸고 「새보기 (탐조)여행」을 관광상품으로 개발, 인기를 끌고 있다.
올겨울엔 먹이찾기를 초월, 홀로 더 높고 빠른 비행의 세계를 추구했던 갈매기 조너던 리빙스턴 (「리처드·바크」의 소설『갈매기의 꿈』의 주인공)을 만나보자.

<겨울철새>
북극해안과 시베리아에 머물던 철새들은 초가을부터 추위를 피해 그곳 둥지를 버리고 남하, 10월 하순부터 3월까지 우리와 함께 겨울을 난다.
이들중에는 천연기념물인 청둥오리·쇠오리·쇠기러기·고니·두루미·재두루미·혹두루미·황새·원앙등 희귀보호조류도 많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새는 모두 3백78종. 그중 텃새가 50종이고 여름철새가 64종, 나그네새 (통과새)가 93종, 길잃은 미조가 60종이고 겨울에만 우리를 찾는 겨울철새는 1백11종이다.
학자들은 이들 겨울 손님을 오리류,기러기류,도요갈매기류,물떼새류,논병아리류등으로 분류한다.

<보금자리>
경남의 주남저수지가 철새들의 「새로운 낙원」으로 등장했다. 낙동강 하구 개발공사로 을숙도의 집을 잃은 새들이 가까운 이곳으로 보금자리를 옮긴것.
한강은 지난 9월 종합개발로 철새손님이 줄고 밤섬 정도만이 안식처가 되고있다. 인천의 서곶 (재두루미)·거제도 (아비) 등이 대표적인 곳이고 강원도 화진포·송지·영랑·경포호수와 철원평야·파주·팔당댐·금강하구·삼천포등도 유명한 철새도래지다..
◇주남저수지=지난 83년 낙동강 하구둑 개발공사이래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인 을숙도를 떠나기 시작한 새들의 절반정도가 60여km 떨어져 있는 경남의창군동면화양리의 이곳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7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고니·기러기등 1백∼2백마리 밖에 없던 겨울철새가 84년부터는 고니 4백마리를 비롯, 큰기러기및 가창오리·고방오리·흰댕기목지오리·청둥오리·홍머리오리등 오리류와 물닭·재두루미·저어새등을 합해 5만마리 정도로 늘어 12월 중순부터 3월까지 떼지어 하늘을 나는 장관을 이룬다.
◇을숙도=하구개발공사에도 불구, 아직도 6백여마리의 고니와 5만마리 정도의 오리류를 12월 중순부터 3월말까지 구경할 수 있다.
특히 댐으로부터 5백m쯤 떨어진 부산시북구명지동이 관찰에 좋은 장소다.
◇서곶=인천시북구 한강하구의 재두루미 도래지다. 한강과 임진강 하구가 교차되는 넓은 삼각주로 11월말∼3월 사이엔 40∼50마리의 재두루미가 떼를 지어 노닌다.
◇거제도=해금강과 구조나리사이에 1백여마리의 아비가 1∼3월에 모인다. 아비는 머리가 검고 앞가슴에 검은 줄무늬가 있는 오리과의 새다.
진도에도 12월중순∼3월이면 1백여마리의 고니가 찾아와 마치 눈이 덮인 듯 하다.
◇한강=지난 9월 종합개발준공으로 강이 깊고 넓어져 새들의 안식처인 초지와 습지가 사라졌다.
이에따라 잡식성인 청둥오리·고방오리·흰뺨검둥오리·쇠으리등은 크게 줄고 대신 고기를 먹는 비오리·댕기흰죽지등의 오리류와 논병아리류가 늘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재 밤섬에만 새들이 모이고 있는데 예년에는 10월하순∼3월이면 13종 1만5천마리의 새가 한강에 나타났었다.
한강상류인 팔당댐에서는 10월하순∼3월에 1천마리정도의 원앙이 모인다.
◇철원평야=강원도철원군동삼읍 비무장지대 남쪽평야.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있는 두루미 80마리 가량이 12월중순∼3월에 나타난다. 민통선 북방이어서 학자나 단체만이 군의 허가를 받아 들어갈 수 있다.
◇동해안=화진포·송지·영랑·경포호수에 11월중순부터 4월말까지 고니와 오리류 15종만 해도 1천∼2천마리를 볼 수 있고 경포호수에서는 그밖에 물닭 6천여마리를 구경할 수 있다.

<새보기 여행>
스마일관광은 12월초부터 3월말까지 매주 토요일 을숙도·주남저수지의 1박2일 코스(회비 1만5천원)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초원관광도 연말이나 내년초에 걸쳐 을숙도 두차례, 영랑호 한번등 3회의 1박2일 코스(1만3천원) 새보기 관광을 할 예정.
우리나라의 새보기 모임이 시작된 것은 79년 대한조류협회가 생긴 이후로 동호인은 현재 1천여명.

<채비>
쌍안경·조류도감·스케치북이 기본도구다. 멀리있는 새를 쌍안경으로 봐 도감을 통해 확인하고 스케치한뒤 일시·장소·날씨등을 기록한다.
사진을 찍으려면 3백∼8백mm의 망원렌즈와 삼각대·컬러슬라이드 필름을 준비한다. 추위에 견딜 수 있는 방한 방풍복과 방한화는 필수품. 화려한 색깔은 새에게 경계심을 주므로 주의.
아마추어의 경우 망원렌즈는 20만원짜리면 충분하고 방한복 1만5천∼5만원, 방한화 1만∼1만3천원, 쌍안경은 배율 8∼15짜리로 4만∼7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도움말 주신분=송정창 대한조류협회장). 대한조류협회 (992)6165, 한국자연보존협회 (962)2894, 한국조류협회 (797)4765로부터 도움말을 받을 수 있다. <배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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