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고의 국방·안보 기구|NSC의 정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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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 국가안보회의 (NSC)는 기능상으로 국가 안보에 관한 외교·군사 정책 및 국내 정책을 검토하고 정부 각 기관의 활동과 국방 정책을 통합 조정, 이를 대통령에 조언하는 미 최고 국방·안보 기구다.
이 기구의 책임자인 대통령 안보 담당 보좌관은 대통령에게 안보 관계 사항을 일일 보고하게 돼 있다.
이 회의의 구성은 현 행정부에서는 「레이건」 대통령을 비롯, 「부시」 부통령·「슐츠」 국무장관·「와인버거」 국방장관 등 최고 요직 인사들로 짜여 있으며 여기에 「케이시」 중앙정보국 (CIA) 국장과 「크로」 합참 의장이 고문으로 회의에 참석한다.
백악관 내에서 가장 중요한 기구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이 기구는 현재 58명의 전문 요원이 미국 내 문제와 전세계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위원회는 미 전자 첩보 활동 기구인 미 국가안보국 (NSA)과는 별개의 정책 기구다.
국가 안보 회의는 1947년9월26일 처음 발족돼 「정책을 결정하지는 않고 조언만 하는」 기능을 담당했으나 40년이 지나는 동안 현재에는 정책 결정과 주요 작전을 실제로 담당하는 부서로 성장했다.
「트루먼」 대통령 시절 「주인공 행세보다 협조하는 자세」가 요구됐던 이 기구가 지금처럼 커다란 사건의 주역이 될 만큼 성장하게 된 것은 「닉슨」 대통령 시절 이 회의의 책임자로 발탁됐던 「키신저」 박사 때부터였다.
당시 「키신저」 박사는 사실상 미 국가 정책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했고 국무장관으로 발탁되는 등 이 기구의 위치가 확고해졌다.
「카터」 대통령 시절 「브레진스키」 박사가 대통령 안보 담당 보좌관으로 국가 정책을 요리하면서 더욱 힘이 강해졌던 이 기구는 「레이건」 대통령이 들어서면서부터는 전직 대통령들 시절과는 달리 작전 실행 부서로까지 발전했다.
이 같은 발전은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 「존·포스터·덜레스」와 「케네디」 대통령 시절의 「맥조지·번디」가 장악하고 있던 국가 안보 회의가 국무성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늘 속에 있었던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비정기적으로 필요에 따라 회의를 갖는 이 회의는 부서들간의 견해 차이가 있을 경우 「포인덱스터」와 참모진들에 의해 의견이 조정되고 「레이건」 대통령이 이를 최종 결정해왔다.
그러나 이번의 니카라과 반군에 대한 자금 지원이 「레이건」 대통령의 표현을 빌자면 그에게 「충분히 보고되지도 않은 채」 그것도 의회가 승인하지는 않은 상태에서 「불법적」으로 실행됐다는데서 물의를 빚게된 직접 동기다.
이번에 해임된 「포인덱스터」는 「레이건」 시절 「리처드·앨런」, 「윌리엄·클라크」,「로버트·맥팔레인」에 이어 4번째 임명된 안보 담당 보좌관. 그러나 그의 불명예 퇴진은「레이건」 대통령의 안보 담당 보좌관 임명권에 타격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는 정부 주요 각료 임명 승인권에 이어 백악관 안보 담당 보좌관의 임명도 상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포인덱스터」 사건은 따라서 「레이건」의 정치적 시련 못지 않게 국가 안보 회의의 지금까지의 막강한 영향력에 대한 권한 축소 등 기구 자체의 역할 축소마저 가져 올 가능성이 있다. <진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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