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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 "인기소설을 잡아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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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인기소설을 잡아라. 요즘 각 영화사들은 경쟁적으로 인기소설을 영화화하고 있다. 최근에 화제가 됐던 소설은 물론 10∼20여년 전의 인기소설에까지 손을 뻗치고있다.
현재 영화로 촬영중이거나 기획중인 소설은 10여 편에 이른다.
장석경씨의 『숲속의 방』(이장호 감독) ,이문열씨의 『레테의 만가』(장길수), 정을병씨의 『이브의 건넌방』(변장호), 박범신씨의 『숲은 잠들지 않는다』(이영실), 이제하씨의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이장호), 한수산씨의 『거리의 악사』(정지영), 윤정모씨의 『가자 우리의 둥지로』(하명중), 최인호씨의 『천국의 계단』(곽지균), 이관용씨의 『풍녀』(김성수),조선작씨의『영자의 전성시대』(유진선)『바람의 집』(미정) 등.
이밖에 고 월탄 박종화씨의 소설 『금삼의 피』도 두 군데 영화사에서 영화로 만들고 있다.
이 가운데 『이브의 건넌방』은 이미 영화로 완성돼 개봉을 기다리고 있고 『레테의 연가』 『풍녀』 등은 한창 촬영중이며 나머지도 대부분 기획단계가 끝나 12월초부터 잇달아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작품들 가운데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여성 멜로물이 많은 것이 특징.
이 영화들을 만드는 감독들은 거의가 젊은 감독들로『단순한 여성멜로드라마에 그치지 않고 현 사회상을 투영하겠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 영화계가 소설을 영화화하는 것은 물론 요즘뿐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처럼 한꺼번에 많은 작품이 영화화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것은 올해 영화법개정으로 제작자유화시대가 열리자 영화사가 20개에서 무려 3배 반인 75개로 늘어났기 때문.
이 많은 영화사가 거의 동시에 영화를 만들려다 보니 자연히 소재가 부족하게된 것이다. 영화사들이 가장 손쉬운 소재로 기존에 발표된 소설을 구하게 된 것인데 문단과 영화계 일부에서는 「안이한 제작태도」로 보는 견해도 있다.
최근의 인기소설은 물론『금삼의 피』 『영자의 전성시대』등 10∼20년 전에 발표되고 또 영화화되었던 소설까지도 리바이벌 되고있다.
감독들은 한결같이 『좋은 원작시나리오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올해 최인호씨의 소설을 영화화한『겨울나그네』등 일련의 소설영화들이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상당히 작용했을 것이라고 영화계는 보고있다.
이처럼 경쟁적으로 소설을 찾다보니 일부 영화사에서는 인기작가들을 찾아다니며 서로 판권을 사느라 열을 올리기도.
소설가 C모씨는 『어느 날 갑자기 영화사사람들이 찾아와 서로 계약금을 내놓으며 판권을 사겠다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소설을 영화화하는데 대해당사자들인 영화감독과 소설가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들의 견해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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