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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감독 본바닥 미서 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이두용 감독(44)이 한국의 영화감독으로 처음으로 미국영화계에 데뷔한다 그는 미국 액션브러더즈 영화사가 제작하는 액션영화 『침묵의 암살자』(Silent Assassin)를 연출하기 위해 20일 하오 LA로 떠났다 이감독의 이번 미국행은 한국영화 60년 사상 본견적인 해외시장진출 제 1호로 손꼽힌다 우리 영화계의 첫 두뇌 수출인 셈이다
『우리영화계가 살길은 바로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입니다. 예술작품으로 영화수준을 인정받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우선 시장확보가 시급합니다」
영화는 예술이자 산업인데 현 국내실정으로는 3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들이기도 어렵다는 이감독의 얘기다. 그는 실례로 최근 그가 만들어 개봉했던 영화 『내시』의 경우를 들었다. 제작비가 4억원이상이나 든 이 영화가 「다행히」서울서만 18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흥행성공을 거두었지만 만약에 실패했다면 자신은 빚더미에 올라앉아 「빚장이 피해 다니느라」감독활동마저 그만두어야 했을지도 모른다고 털어놓았다..
이감독은 우리영화제가 넓은 미국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느냐의 열쇠가 이번 영화에 달려있다고 말하고 이같은 희망의 배경으로 『침묵의 암살자』가 막강한 유대인 배급조직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들의 인정을 받기만 하면 미국에서의 영화활동은 일단 든든한 기반을 얻는다는 것이다.
영화 『침묵의 암살자』는 3백5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12월초부터 5∼6개월동안 촬영된다.
시나리오는 『델타 포스』,『매트 헌터』 등 액션영화를 전문적으로 다뤄온 캐논그룹의 수석극작가「제임즈·브루너」가 썼다.
영화줄거리는 전직경찰관이 한국인 태권도사범으로부터 신비하고 절묘한 무예를 익혀 신출귀몰한 아랍 테러리스트들을 격멸한다는 내용.
주인공인 「샘」역은 요즘 한창 주가가 오르고있는 액션 배우「샘·존스」가 맡았으며 재미태권도사범 정준씨가 그의 스승으로 출연한다 .여주인공은 아직 미정이나 영화『무당』으로 우리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린더·블레어」양을 기용할 계획.
『영화「레모」등에서처럼 요즘 미국에서는 동양무예가 곁들여진 액선영화가 유행입니다. 저는 실제 무예보다 동양정신을 부각시길 계획입니다』
영화가 완성되면 내년가을께 미국전역은 물론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배급될 예정이다.
그가 이번에 받는 대우는 미국의 중견감독들에 못지 않는다 .연출료 6만 달러 외에 세계판권의 10%정도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는 것.
유명한 「프랜시스·코폴러」감독이 『대부』를 만들 때 5만 달러와 로열티 6%를 받은 것과 비교해보면 그가 얼마나 잘 대접받는가를 알 수 있다.
『제가 「피막」「물레야 물레야」등을 만들어 국제영화제에서 평가받으려고 노력했던 것도 기실 오늘과 같은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이었읍니다. 그래야만 그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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