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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얼굴은 볼 줄 알았는데…” ‘구르미’ 팬사인회 실패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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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사진=중앙포토]

[사진=중앙포토]

일찍 가면 멀리서나마 얼굴이라도 볼 줄 알았다. 새벽 5시50분에 졸린 눈을 비비며 대전에서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탔다.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 출연한 곽동연(김병연 역)을 보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럴 수 있을 줄 알았다.

시청률 20%를 넘기며 막을 내린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주요 출연진들이 지난 19일 오후 3시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에서 팬 사인회를 열었다. 주인공이었던 이영 역의 박보검을 비롯해 김유정·진영 등이 참여했다. 그리고 곽동연도 그 자리에 온다고 했다.

이 사인회는 시청률 공약을 이행하는 행사였다. 박보검은 지난 8월28일 방송된 KBS ‘연예가중계’에서 “시청률 20%가 넘으면 광화문에서 한복을 입고 사인회를 열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드라마는 7회 방영에서 시청률 20%를 넘겼다.

본래 행사는 추첨으로 선정된 200명을 대상으로 준비됐다. 이 추첨에는 떨어졌다.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일찍 가면 행사장 근처에서라도 출연진을 볼 수 있겠지. 전에 영화 ‘부산행’ 시사회 행사 때 무작정 기다려서 가까이 본 기억을 떠올렸다. 팬들 사이에도 일찍 가면 볼 수 있으리라는 얘기가 돌았다.

아침 7시30분쯤 서울 경복궁에 도착했다. 다행히 아직 사람이 아주 많지는 않았다. 선택 받은 200명에 들지 못한 사람들은 박보검 팬클럽인 ‘보검복지부’ 주도로 밖에서 번호를 받아 기다렸다. 현장에선 300명까진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가 들렸고, 번호를 받은 사람들은 12시에 다시 모이자고 했다. 나는 40번대 번호였으니 ‘이 정도면 되겠다’ 싶었다.

그러나 나의 기대는 빗나갔다. 12시 전후로 사람이 급격히 늘어났고, 300명이라던 통제 인원은 700명 정도로 늘어나 행사장이 혼잡스러워졌다. 일부에선 경호 인력들과 사소한 다툼도 일었다. 통제가 어려워지자 행사장에 경찰이 동원됐다. 경찰이 도착하기까지 기다느라 행사 시작이 30여 분 지체됐다.

사인회를 기다리는 팬으로 빽뺵하게 들어찬 경복궁 내부. [사진제공=TONG독자 왕선경]

사인회를 기다리는 팬으로 빽뺵하게 들어찬 경복궁 내부. [사진제공=TONG 독자 왕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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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빽하게 선 팬들 너머로 곽동연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아니, 무대조차 보기 어려웠다고 하는 게 좋겠다. 팬클럽 40번대의 번호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인사말을 하는 목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 무대 앞 팬들을 좀 앉혀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진행팀은 안전 문제로 안 된다고 했다. 점심도 못 먹고 기다린 시간이 허무하게 느껴졌다. 행사는 1시간 30분쯤 진행됐고, 사인을 마친 출연진은 현장을 떠났다.

httpS://pds.joongang.co.kr님은 갔습니다.jpg [사진=중앙포토]

님은 갔습니다.jpg [사진=중앙포토]

팬클럽이 아닌 행사 진행팀에서 일찍부터 기다리는 팬들에게 조금 더 자세한 공지를 해줬다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모르긴 몰라도 다음부터는 진짜 좋아하는 연예인 아니면 안 갈 것 같다. 언젠간 내게도 당첨의 행운이 오겠지.

글·사진=김다영(대전문정중 3) TONG청소년기자 둔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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