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한국테니스 유진선 경기도중 기권, 말썽|전 한국 테니스&&“발목 아프다” 퇴장…6백여 관중들 큰 실망|남자 김봉수· 여자 박양자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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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테니스 간판스타 유진선(대우중공업)이 제41회 전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팀 동료 김봉수와 경기도중 부상을 이유로 돌연 기권해 물의를 빚었다.
유는 이날 눈에 띄게 무성의한 플레이로 1세트를 6-0으로 내준 뒤 2세트 첫 게임을 1-0으로 뒤진 상황에서 주심을 보던 성영호씨에게 『오른쪽 발목 아킬레스건이 아프다. 경기를 더하기 싫다』며 기권 의사를 표명한 뒤 그대로 퇴장,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관전하던 6백여 관중들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따라 남자 단식 패권은 김봉수에 돌아갔다.
한편 여자 부단식에서는 실업1년생인 국가대표 박양자(조흥은행)가 팀 선배인 한은숙을 2-0으로 일축하고 대회 첫 우승의 영광을 누렸다.
유가 퇴장하자 관중들은『경기 계속하라』 『기본 매너는 갖춰라』는 등의 고함을 지르며 유의 상식에 어긋난 태도에 불만을 터뜨렸다.
이 같은 유의 돌연 기권 사태에 대해 김두환 테니스협회 전무이사는 『41회를 맞은 전 한국대회사상 처음 빚어진 상식이하의 불 상식』라고 지적하고 유의 품위손상여부, 부상정도에 대한 협회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 징계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전무는 또 만일 유가 고의적으로 경기를 포기한 사실이 드러나면 13일부터 미국 하와이에서 한달동안 실시키로 돼있는 남자대표팀, 전지훈련에서 제외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권승을 거둔 김봉수는 『뭐라고 할말이 없다. 유진선이 뭔가 불만이 있는 것 같지만 팀 동료로서 경기도중 갑작스레 기권한다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다』고 말하고 모처럼 화끈한 한판승부를 기대했으나 무산돼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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