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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북한과 내통” 추미애 “어이없는 공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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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1호 1 면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송 전 장관은 최근 펴낸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2007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노무현 정부가 북한에 사전 의견을 구했고 기권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남북 경로로 확인해보자’고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남북 어울림 한마당’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사실상 북한의 인권 탄압에 동조하며 북한과 내통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가와 국민을 대신해 유엔 표결을 하는데 표결 방향을 인권 가해자인 북한 당국과 상의해서 답을 받아 처리했다는 것은 도저히 상상 자체가 되지 않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그 많은 국방 예산을 쓰고, 젊은이들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시기에 시간을 들이고, 많은 사람이 피를 흘렸는데 그 적들(북한)하고 내통해 이런 식으로 한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하면 남북 공식 대화이고 국민 모르게 했으면 내통이지 뭐냐”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15일 개최한 ‘진상조사 태스크포스’ 첫 회의에서 이 사건을 ‘대북결재 요청사건’으로 이름 짓고 진상 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박명재 사무총장은 “문 전 대표는 단순한 종북(從北)이 아니라 북한이 시키는대로 하는 종복(從僕)이었다”며 “이런 분이 대권을 잡으면 우리의 외교안보 정책을 북한의 뜻에 따라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정상적 대북정책의 결정 과정에 참여한 것이 왜 정체성을 의심받아야 할 일이냐”며 “여당이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를 깎아내리고 권력 게이트에 쏠린 국민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정치 공세를 펴는 것은 후안무치하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도 여당의 공세를 접한 후 “오늘 어이없게도 무슨 경상도 어머니의 말씀대로 ‘날아가는 방귀를 잡고 시비하느냐’는 식으로 회고록을 붙잡고 국정조사를 하자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야 할 국정조사가 엄청나게 많은데 회고록을 놓고 누구 말이 맞느냐 안 맞느냐로 하는, 국정운영을 포기하는 절대 권력 집단을 보면서 요즘은 코미디언도 돈 벌기 어렵겠구나(는 생각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문 전 더민주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노무현 정부는 중요 외교안보 사안이 있을 때 항상 치열한 토론을 거쳤다. 시스템을 무시하고 사적 채널에서 결정하는 일은 더더욱 없었다”며 “박근혜 정부는 노무현 정부를 배우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의 의견을 먼저 확인했다”는 송 전 장관의 회고록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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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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