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글로벌 J카페] AI, 일자리, 기본소득…오마바 생각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미국 버락 오바마(55) 대통령이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인류의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기본소득(Basic Income)'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정보기술(IT) 월간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인류는 AI 기술 발달로 인해 전례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소신을 밝혔다. 와이어드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미디어랩의 이토 추이 소장과 대담형식으로 이뤄진 오바마 대통령의 인터뷰를 실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AI 확산에 따른 일자리의 변화와 소득의 문제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소득은 영국 철학자 토마스 모어가 이상국가를 그린 『유토피아』에서 처음 언급한 개념으로 국가가 국민의 생활에 필요한 일정의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역사적으로 인류는 새로운 기술을 흡수하면서 새 일자리를 찾아왔지만 지금은 이와 다른 새로운 시대에 접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자리 문제를 꺼냈다.

그는 "(AI 기술 진화로) 저임금·저숙련 노동자들은 점차 해고 위기에 놓이고 임금 상승이 억제되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대화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AI는 저숙련 노동자의 일자리만을 앗아가는 것이 아니라 고도 훈련이 필요한 일자리까지 빼앗을 수 있다"며 "교사와 간호사, 엄마 또는 아빠, 예술가처럼 우리에게 가치있는 것들을 재평가하고, 공동으로 지불해야 할 가치에 대해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문제와 소득 불균형 문제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그는 인공지능 기술이 불러올 미래 변화상에 대해 "낙관적인 편"이라고 밝혔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인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것과는 정반대다. 그는 무인차를 예로 들며 기술을 이용하는 인류에게 주도권이 있다고 강조했다. 도로 위 행인을 덮칠 수 있는 상황에서 무인차는 탑승자를 먼저 보호할 것인지, 아니면 행인을 보호할 것인지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이 기준을 인간이 정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AI 기술이 아직 "유아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수준에 불과해 과도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핵 코드에 침투해 핵미사일 발사 방법을 알아내는 알고리즘이 자가학습까지 하고 실제로 효과적인 상황이 된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차라리 국가안보팀에 기계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걱정을 할 것이 아니라 적대세력이 시스템에 침투할 가능성을 걱정하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즐겨보던 TV 드라마 '스타트렉'을 예로 들며 “인간성을 지키는 것이 시대 변화와 기술의 위협을 이겨낼 수 있는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AI를 이용하는 주체가 기계가 아닌 인간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스타트렉이 인기있는 것은 특수효과 같은 기술 때문이 아니라 영화가 담고 있는 가치와 관계 때문"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류의 도전 정신이야말로 인류가 지켜야할 가치"라고 강조했다.

◇기본소득

빈부의 차이나 직업의 유무와 상관없이 국가가 모든 국민에게 일정 현금을 지급하는 소득을 말한다. 스위스가 올 6월 모든 성인에게 2500스위스프랑(약 280만원), 어린이에게 625스위스프랑(약 70만원)을 매월 지급하는 기본소득 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였지만 찬성 23%, 반대 77%로 부결됐다. 요즘 한국 지방자치단체가 활발하게 도입 중인 ‘생활임금(Living Wage)보다 더 적극적인 복지정책이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