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댐 수몰지구 가야 유적 본격 발굴|&&진주박물관·8개대 박물관 합동, 내년 4월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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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합천댐 수몰 지구내의 가야유적에 대한 발굴조사가 22일부터 국립 진주박물관과 부산대·부산여대·동아대·영남대·창원대·효성여대·경상대·동의대 등 8개 대학 박물관 팀에 의해 착수되었다. 88년 완공 계획인 합천댐으로 인해 수몰되는 경시 합천·거창 2개 군의 유적에 대한 조사는 84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시돼 왔다.
지난해에는 국립 진주박물관이 합천군 봉산면 죽죽리에서 죽죽리 폐사지 발굴을 실시, 암막새기와 등 1백10점의 유물을 수습했고, 동아대 박물관 팀의 섬천군 봉산면 봉계리 고분의 발굴에서는 토기류·장신구류·철기류 7백37점과 유구 2백27개가 발굴됐다.
가야 묘제를 알러준 지난해의 조사에서 수혈식 석관묘· 석관묘· 옹관묘·토광묘 등 묘제 변천을 알 수 있는 유구가 발견되었다..
이번의 3차 발굴은 이 지역에 대한 가장 대규모의 본격적인 조사로 묘제 연구·유물발굴 등을 통해 가야문화의 본모습을 찾는데 중요한 진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원룡 박사 (서울대) 는 『이 지역이 신라와 가야의 접경지대로서 상호 영향을 많이 받은 지역』이라고 말하고 중요 유물 발굴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았다.
김 박사는 특히 합천군 대병면 함리 고분군에서 철기류 유물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그러나 이 지역의 고분들이 심하게 도굴된 상태여서 기대에 미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유물 발굴이 풍부하지 못하더라도 묘제의 변천과정을 살피는 학술적인 성과는 큰 진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엔 옹관묘· 토관묘·지석묘·석관묘와 수혈식석관묘가 풍부히 산재해 있다. 따라서 가야에서 신라로 넘어오면서 이 지역의 묘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가 확연히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유물과 부장품이 다양하게 발굴되면 당시 가야문화는 물론 묘 주인공의 신분과 당시의 국가 형태에 대한 연구도 진척된다.
본격 발굴이 시작될 지역은 합천군은 봉산면 송림리·저포리· 계산리, 대병면역평리· 창리 등이고 거창군은 남하면무능리· 대야리, 남상면월평리·임불리 등이다.
송림리에는 삼국시대 고분군이 있어 약1백50기의 고분 발굴이 이루어진다. 저포리에는 삼국시대 고분 3백여기·지석묘 1기가 있고 계산리에는 삼국시대 고분 30여기가 있다. 역평리에서는 청동기시대 지석묘 17기가 발굴된다. 창리에는 삼국시대 고분 1백여 기가 남아있다.
87년4월까지 계속될 이번 발굴은 발굴면적 31만6천7백16입방m로 가야 지역에 대한 지금까지 발굴 중 가장 큰 규모일 뿐만 아니라 그 성과에 대한기대도 크다.<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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