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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로 청년 10만명 보내야"…'정운천 망언' 뭇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운천 새누리당 의원의 '청년 텅텅론' 발언이 온라인에서 뒷말을 낳고 있다. 누리꾼들은 청년들의 정서와 처지를 이해하지 못한 '망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청년 텅텅론'이란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 4개국 순방 후 청와대에서 가진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한 말을 청년들이 비꼰 신조어다.

박 대통령이 청년 일자리 해결책의 하나로 중동 진출을 내놓으며 "대한민국에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한번 해보라. 다 어디 갔냐고, 다 중동 갔다고"라고 한 말을 '청년 텅텅론'으로 비꼰 게 시초다.

'청년 텅텅론'의 바톤을 정운천 의원이 이어받았다.

정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코트라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청년 취업난의 해결책으로 개발도상국가로 취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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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당시 전북 전주에서 정운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중앙포토]

"우리나라 돈 100만원만 갖고 캄보디아에 가면 한 1000만원 이상의 효과가 있어요. 아프리카로 가면 나이지리아 같은 데, 콩고, 또 동남아시아에 보면 캄보디아… 이런 전세계 오지에 우리 청년 약 10만 명쯤 보냈으면 좋겠어요."

정 의원이 국감에서 한 발언이다.

국내에서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으니 해외 취업으로 활로를 찾아보자는 의미로 한 말이다.

그런데 이 발언이 오히려 당사자인 청년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온라인에서 과거 박 대통령의 발언과 더불어 정 의원의 발언이 뭇매를 맞고 있다.

▶정운천 의원의 '청년 텅텅' 국감 발언 영상

한 누리꾼은 내년에 출생아를 2만명 늘린다는 정부의 정책 발표를 덧붙여 "애 낳아 키워서 오지에 일하러 보내면 되느냐"고 반문했다.

"잊을 만하면 나오는 '청년 텅텅', 저번엔 중동, 이번엔 동남아와 아프리카, 다음은 어디가 나오려나?"라는 반응도 있다.

한 누리꾼은 "정 의원부터 100만원 들고 캄보디아 가서 직업 구해보세요. 무슨 일자리 찾나 봅시다"라며 "고급인력을 수출할 생각을 해야지 아프리카 오지에 무슨 일자리가 있다는 건지…"라며 정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게 이 정부와 새누리당이 취업 못하는 흙수저 청년들을 대하는 인식"이라며 "정부에 기댈 생각 말라는 단호함에 뭐라 할 말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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