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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 ‘안둘기’에 GPS·레이더 장착…저고도·악천후 침투 능력 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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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이 최근 특수부대 침투용 항공기인 AN-2기(북한명 ‘안둘기’)에 위성항법용 통신장치와 지형추적레이더(Terrain Following Radar)를 장착해 침투 능력을 대폭 강화했다고 군 관계자가 12일 말했다.

원산 에어쇼에서 신형 2대 공개

안둘기는 소련이 농약 살포용으로 만든 경비행기로, 목재와 플라스틱 재질을 많이 사용해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는다. 북한은 이를 개조해 한 대에 특수부대원 10명 안팎을 실어 침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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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특수부대의 야간 저고도 침투를 위해 AN-2기에 위성항법용 통신장치(아래 사진 상단의 빨간 원)와 지형추적레이더(하단 빨간 원)를 장착했다. [사진 유튜브 DPRK, 인터넷 컴뱃 에어크래프트]

군 관계자는 “북한이 지난달 25일 강원도 원산의 갈마비행장에서 진행한 에어쇼에 안둘기가 참여했다”며 “조종석 윗부분과 동체 아랫부분에서 기존에 없던 장치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종석 윗부분에 장착된 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나 글로나스 등 위성항법을 위한 위치 수신용이었고, 아랫부분은 지형추적레이더인 TFR이었다”고 말했다. TFR은 지상으로 레이더파를 쏴 되돌아오는 전자파를 디지털 지도로 변환하거나 사전에 입력한 지형도와 비교하는 운항 보조장치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안둘기 2대에는 모두 같은 장비가 장착됐다. 하지만 북한이 보유한 350여 대의 안둘기에 모두 장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양욱 선임연구위원은 “기존에는 조종사가 야시경을 쓰고 조종을 해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땐 운항이 제한됐지만 항법 보조장치를 사용하면 더 낮게 날 수도 있고 악천후에도 운항이 가능해 위협이 배가됐다”고 말했다. 북한 특수부대가 사용하는 항공기에 ‘눈(目)’이 달리면 한국군의 저고도 레이더망보다 낮게, 계곡 사이를 비행할 수 있다.

합참 관계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014년 1월 안둘기 야간훈련장을 찾았고, 지난해 5월엔 생산공장을 방문하면서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국군도 유사시 북한의 지휘부 공격을 위한 특수전부대(일명 참수부대)를 강화할 계획이다.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육군본부는 “MH급 헬기 등 공중침투 자산, 소형 위성통신장비 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H급 헬기는 공중급유장치와 적진 지형을 자동으로 탐색하는 레이더를 갖춰 주야간이나 악천후에도 특수전 병력 40여 명을 태우고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은 특수전력 확보 시기와 관련, “2017년에서 2018년까지 확보하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정용수·박성훈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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