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딸이 유튜브 영상 속에… 손발 묶인채 울부짖는 모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7년전 유튜브에 게시됐던 영상에서 당시 실종된 소녀가 등장했다는 의문이 뒤늦게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2009년 자신을 ‘패트릭’이라고 밝힌 한 미국 남성이 유튜브에 ‘안녕, 월터! 나 오늘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겼어’라는 제목으로 올렸다.

영상을 재생하면 이 남성은 “최고의 여자를 만났고 함께 쇼핑을 하며 옷과 목걸이도 사줬다”고 말한다. 이어 “내 여자친구는 카메라를 싫어하지만 그래도 보여주겠다”며 화장실의 문을 연다. 화장실 속에는 결박된 여성이 울부짖고 있었다. 영상은 “나에게 왜 이런짓을 하냐”고 말하는 그녀를 보여주며 끝난다.

당시에는 이 영상이 주목받지못했다. 대부분 영상을 처음이나 중간부분까지만 봤거나, 장난으로 치부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우연히 이 영상을 끝까지 본 네티즌들이 이 여성의 결박된 모습에 주목했다. 이 영상 속 화장실 문에는 마치 피처럼 보이는 자국이 보이고, 이 여성이 당시 위스콘신 안티고에 있는 남자친구의 집 근처에서 실종된 15세 소녀 카일라 버그와 닮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KTLA 방송과 abc9 방송등도 이를 보도했다. 카일라의 어머니는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그녀는 ‘정말로 딸인줄 알았다며 수백번을 들었고 딸의 목소리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여성이 입고 있던 옷도 평소 카일라가 입던 옷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현재 원본 영상은 지워진 상태다.

한편 이를 수사하던 안티고 경찰은 12일 “수사 결과 영상 속 남성과 여성은 배우이고 이 비디오는 카일라 버그의 실종과는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기사 이미지

글=최재선 choi.jaeseon@joongang.co.kr
영상=유튜브 THEREALMOONMAN 계정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