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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금』들 "보너스도 많더라"|각 경기단체서 줄잡아 26억 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서울아시안 게임에서의 메달 다수확이 세찬 돈 바람을 일으키고있다.
국민체육 진흥기금이 수여하는 연금과는 별도로 각 경기단체들은 수훈을 세웠던 코치진 및 선수들에게 격려금 또는 포상 금을 앞다투어 지급, 즐거운 비명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육상·수영 등 대한체육회 산하 각 경기단체들이 스포츠 히어로들에게 지급한 보너스는 줄잡아 26억 원.
아직 포상금 지급 안을 확정짓지 못한 경기단체까지 포함시키면 앞으로 2억∼3억 원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수지맞은 선수들은 육상의 메달리스트들.
육상 3관 왕인 임춘애는 3천m 아시아 신기록 포상금까지 포함, 모두 1억5천8백만 원을 손에 쥐었다.
또 김종윤(금1 은1) 이 7천만 원, 장재근 김종일 (이상 금1 동1)이 5천2백50만 원, 김복주가 5천만 원을 각각 받아 졸지에 고 소득자 랭킹에 오르게됐다.
육상연맹은 이외에 지도자 및 선수발굴 코치들에게도 2억 원을 내놓을 예정이므로 아시안게임 포상금으로 만 7억8천만 원을 지급하는 큰 출혈 (?) 을 했다.
그러나 다른 단체와는 달리 육상연맹은 국영기업인 한전이 이끌고 있어 막대한 포상금이 회사의 사재가 아니므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육상외의 종목으로는 수영의 최운희가 4친만 원, 양궁의 양창훈이 3천8백만 원, 사격의 개인 금메달 리스트들인 박정아 차영철 변경수 등이 2천만원내지 5천만 원 등인데 4관 왕의 대 스타인 테니스의 유진선은 1천5백만 원에 불과(?), 대조를 보인다.
탁구의 안재형은 소속팀 동아생명으로부터 5천만 원을 받았다. 탁구협회는 아시아 선수권대회 관계로 포상을 늦추고 있다.
경기단체들은 수훈 선수들에 비해 수훈 코치들에게는 비교적 박한·대우를 했으나 축구의 경우 김정남 감독이 3천만 원, 김호근 코치가 2천만 원을 받아 선수들이 받은 1천만 원에 비해 월등한 대우를 받았다.
특히 김 감독의 경우 아시안 게임과는 관계없지만 월드컵 예선 때의 두 차례 보너스 1천2백만 원을 포함하면 모두4천2백만 원을 받아 지도자로서는 상금 랭킹에서 단연 톱에 올랐다.
이밖에 수영의 유운겸 코치, 테니스의 최부길 감독, 레슬링 코치6명, 사격코치 5명 등이 각각 1천만 원씩을 받았다.
이처럼 경기단체들이 돈 보따리를 풀어놓고 인심을 쓰고있으며 농구협회도 남녀팀 (은메달 획득) 선수들에게 1인당 3백만 원씩을 지급했다. 바면 태권도 협회는 아직 포상금에 관한 아무런 얘기가 없어 김운용 회장이『IOC총회가 끝난 뒤에 함께. 식사나 하자.』고 한 얘기에 선수들이 몰을 걸고있는 실정.
각 경기단체에서 이처럼 경쟁적으로 돈 바람을 일으키자 사전에 포상금 지급을 약속하지 않았던 협회의 회장들도 소속단체 임원·선수들의 사기와 자신의 체면 등을 고려치 않을 수 없는 입장.
당초 금메달 리스트에게만 l천만 원을 .주기로 했던 조정협회는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이 없었음에도 불구, 총 6천만 원의 격려금을 골고루 분배했다.
또 재정상태가 빈약한 B협회, 또 다른 B협회 등에서는 눈치를 보면 끝에 회장이 돈을 꾸러 다니고 있다는 얘기까지 들리고 있을 정도.
이처럼 과열된 분위기에 대해 체육계 일각에서는 『스포츠가 본연의 의미를 잃고 비즈니스로 전락했다.』 면서 『대규모의 물질적 보상은 어린 선수들을 오도하고 사회에 위화감을 자아낼 우려가 있으며 장기적으로 볼 때 오히려 스포츠 발전에 역효과를 가져온다.』 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파격적인 포상금은 경기력의 급성장을 위한 일종의 충격요법으로서 효과가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이러한 임기응변에 매달릴 것인지 88 올림픽을 앞두고 재검토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김동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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