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권선 낯선「근대5종경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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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소문도 없이, 무관심속에 한「낯선」국제대회가 서울에서 조용히 열리고있다.
아시안게임의 열기에 가려 일반인들은 물론 국내체육인들에게 마저 외면을 당하고 있으나 소련인체육계 거물인사를 비롯해 루마니아인, 중공선수단까지 참가하고 있으니 예사 대회는 분명 아니다.
제1회 아시아 근대5종선수권대회.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 중공·호주·일본·바레인 등 5개국 37명의 선수가 참가한것 외에도 소련에서 각료급 체육계 거물인사로 알려진「이고르·노비코프」세계연맹수석부회장을 비롯, 「에밀·자롯」부회장(프랑스), 루마니아의「모리시아노」기술위원장, 서독의「그리코프」사무차장 등 국제스포츠계 저명인사들이 대거 참관하고 있다.
근대5종이란 군대 전령(전령)이 말을 타고(승마) 장애물을 넘어 목적지로 가다가 말을 잃었을 때 칼싸움(펜싱)으로 적을 따돌리고 또 다른 적을 만나면 총으로 대결(사격)한 후 다시 강을 건너고(수영) 들판을 달려서(육상 크로스컨트리) 자신의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을 스포츠화 한 것으로「쿠베르탕」남작이 고대5종경기를 부활시킨 종합스포츠다.
제5회 스톡홀름올림픽(1912년) 때부터 올림픽 기본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소련을 비롯, 프랑스·이탈리아·헝가리·스웨덴 등 유럽지역에서는 인기종목으로 이미 자리를 굳힌지 오래지만 아시아권에서는 아직까지 생소한 스포츠로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웃 일본은 60년대 이후 근대5종을 도입, 현재 일본자위대와 경찰을 중심으로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으며 한국은 88올림픽개최를 계기로 82년에 국내연맹을 창설 총인구라야 1백80여명이 고작이다.
스포츠 강국으로 불리는 중공 또한 한국보다는 1년 앞서 시작했지만 현재 세계수준으로 볼때는 중하위권 정도다.
세계연맹대표로 이번대회를 참관하고 있는「노비코프」수석부회장은『근대5종은 스포츠라는 차원을 넘어서 사회체육의 일환으로 육성해야할 종합체육』이라고 그 중요성성을 강조하고 있다.
「노비코프」부회장은『소련에선 이 경기의 전문학교가 30개이며 경기인구가 1천만명에 이르러 대중스포츠로 뿌리를 내렸다』고 소개했다.
또 이번대회에 중공선수단장으로 내한한「웬종유」(온중옥·50)씨는『근대5종 종목들이 거의 부르조아적 스포츠라는 이유로 중공에서도 기피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내년 전국체육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하는 한편,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아 적극 육성할 계획』이라고 했다.

<문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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