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대회」앞서 "서울 배우자"|86아시안 게임 살피는 중공대표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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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홍콩=박병석 특파원】중공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휩쓰는 한편 대회운영상황을 가장 열심히 살피고 있다.
90년 11회 아시안게임 주최국인 중공은 서울에서 북경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경기장·선수촌의 설비 등 하드웨어는 물론 경기 운영방식 관중들의 응원, 참가국 대표단에 대한 서비스 태도 등 소프트웨어들을 주의 깊게 관찰, 기록하고 있다.
중공이 5백28명이라는 대규모대표단과 89명의 취재진 및 90년 북경대회 조직원 서울시찰단 15명을 파견한 것 외에 당초 예정에 없었던(?)전산실무반 8명이 1일 급히 서울에 들어온 것을 보아도 북경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겠다는 결의를 읽을 수 있다.

<부산까지 원정시찰>
중공대표단 부단장 이부영씨는1일하오 귀국 2진 1백56명을 인솔하고 북경으로 떠나기 직전 김포공항에서『우리는 이 시간 현재까지의 중국성적에 만족한다. 이번 대회는 참가국 모두의 협조 아래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한국국민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드리며 서울에서 보고 배운 것을 북경대회에 참고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2주일간의 서울대회시찰을 마치고 1일 귀국 길에 오른 북경아시안게임 서울시찰단은 그 동안 서울의 모든 경기장은 물론, 부산까지 내려가 선수촌 및 요트 경기장 등도 살피는 등 대단한 의욕을 보였다.
북경조직 외 시찰단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것은 한국과학기술원이 자체 개발해 선보인 전산처리 시스템인「자이언스」(GIONS).
이 전산망이 모든 경기진행상황 및 결과를 최신 전자장비로 처리, 컴퓨터에 수록한 후 인쇄된 자료를 보도진에 배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단5분.
북경조직위는 이미 중국과학원·북경 시 컴퓨터 센터·북경대학·우주공업부·전자공업부 등 관계전문가 1백여 명으로 구성된 팀을 구성해 전자 시스템 서비스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북경조직위 팀은 MPC내 올림픽전산센터를 돌아본 후 한국과학기술원 관계자들과 만나 장시간 동안 협조방법을 논의했다.
그들은「전자올림픽」으로 눌렸던 LA올림픽보다 성능이 뛰어난 「86대회 서울 전산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1일 당초예정에 없던(?)기술진 8명을 서울에 급파, 실무협의를 시작했다.

<과분한 친절은 부담>
북경조직위 팀의 주택민씨는『이번 서울대회는 선수촌·경기장시설은 물론, 운영방식·서비스수준 등 모든 면에서 수준 급이었다. 특히 전산설비 등 모든 설비는 선진화돼 있었다. 우리 모두가 좋은 인상을 받았다. 많은 것을 배웠으며 북경대회에 참고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들은 서울조직위가 선수촌아파트를 대회가 끝난 후 민간인에게 분양하는 방식과 한양대배구장 등 사립대학이 국제수준의 체육관을 소유, 운영하는 것이나 각종 휘장사업 등 자본주의 방식에 대해서도 깊은 흥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공대표단은「스포츠라는 새로운 종교를 믿는 신도들의 열광적인 응원」(이유씨의 말)등 한국국민들의 높은 체육 열과「예절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은 특수요원들」로 착각했을 정도로 친절했던 자원봉사자들의 환대에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과분한 친절은 오히려 부담이 됐다.

<경기장 15개는 신축>
서울을 처음 방문한 중공대표단은『서울이 경제적으로 번영한 도시인 것을 알았지만 유산유수의 수려한 경치를 갖춘 도시라는 것은 미처 몰랐다』고들 입을 모았다.
중공은 지난 4월17일「제11회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1차 전체회의」(집행위원장 이몽화)를 북경에서 개최하는 것을 시발로 90년 북경대회준비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 장백발 부위원장(북경부시장)과 하진량 중국IOC위원이 각각 경기장신축 및 개축 등 대회준비상황을 보고했으며 위원들은 만족을 표시했다고 86중공취재단이 제공한 자료가 설명하고 있다.
「단결·우의·진보」를 슬로건으로 정한 북경대회조직위는 북경대회에 선수·임원 등만도 약 5천∼6천명이 참가할 것이며 각국 체육관계자들 및 회의대표까지 합하면 약 1만 명이 북경을 방문한다는 추산아래 계획을 하고 있다.
중공은 북경대회에 필요한 경기장 등 각종 시설계획을 올부터 시작되는 7차5개년 계획 (86∼90년)에 넣어 확정했다.
현재의 공인(노동자) 체육 장을 개축해 개·폐회식 및 축구장으로 활용하는 한편 21개 종목의 경기를 27개 경기장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조직위는 이를 위해 15개 경기장을 북경 시 및 대학 등에 분산 건설키로 하고 장백발 북경부시장의 지휘아래 이미 설계작업을 벌이고 있다.

<앞으로도 조언요청>
모든 시설은 중화인민공화국건국 40주년이 되는 89년까지 완공, 90년 대회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북경조직위 서울시찰단은 서울체재 2주 동안 관계시설 참관 및 관계자들과의 토론 등을 가졌으나 90년 북경대회를 위해 86서울대회 관계자료 및 관계자들의 조언을 앞으로도 계속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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