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춤축제 보러 미국서 열 번째 날아온 조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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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된 미국인 조앤(가운데). 왼쪽은 권영세 안동시장이다. [사진 안동축제관광재단]

탈춤축제는 제 인생에서 만난 최고의 축제입니다."

올해로 20회를 맞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 열 번째 참석한 미국인 조앤(Jo Ann St. Pierre·74·여)의 말이다.

그는 주한 미국인이 아니다. 이번 축제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주 사라토가라는 작은 마을에서 직접 날아왔다. 그것도 자비를 들여 혼자서다. 조앤은 축제 시작 전날 안동에 도착해 안동호텔에 여장을 풀고 축제 열흘간 내내 지켜봤다. 그만큼 탈춤축제에 '빠져' 있다.

조앤은 레스토랑을 운영하다가 은퇴 뒤 세계를 다니는 여행가다. 그가 탈춤축제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안동을 처음 찾아 전통이 살아 숨쉬는 하회마을을 방문했고,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했다. 마침 탈춤축제가 열리는 기간이었다.

인간이 탈을 씀으로써 변화되는 모습에 매료됐어요. 탈을 쓰면서 탈 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인종과 신분, 계급, 남녀노소가 없어지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 뒤 조앤은 2년에 한 번 탈춤축제를 찾았다. 올해가 10번째다. 해마다 홀수 해에 방문했는데 올해는 축제가 20주년을 맞는다고 해 지난해에 이어 또 왔다. 2009년에는 신종플루로 축제가 취소된 사실을 모르고 방문해 아쉬움을 달래고 돌아간 적도 있다. 그 사이 한국인 친구도 생겼다.

안동축제관광재단은 8일 탈춤축제에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보이는 조앤을 축제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또 축제 평생 무료입장권을 선물했다.

재단 관계자는 "조앤 말고도 3년째 축제 자원봉사를 하러 오는 일본인 등 외국인 팬이 더 있다"고 말했다. 9일 폐막하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해마다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으며, 이 가운데 외국인은 5만여 명에 이른다.

안동=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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