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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자동차도 이제는 패션시대로 접어들었읍니다. 성능도 성능이지만, 모양과 빛깔이 마음에 들어야 사요. 』 『컬러라도 다양화하지 않고는 이젠 차를 팔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여성취향에 맞아야해요. 』
서울의 고급 아파트 밀집촌, 서울에서도 자동차 보유율 으뜸인 노른자위 강남과 여의도지역의 대우와 현대자동차 영업소장들의 이야기다.
이제 자동차는 도시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는 생활필수품화하고 있으며 차종의 선택권은 대개 여성이 행사한다.
따라서 자동차의 선택기준도 종래의 경제성(차값·세금·연료소모량)과 안정성(견고성·승차감등)외에 차의 모양과 빛깔 등 패션의 중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최근 4, 5년사이 우리 주변의 여성 운전자 숫자는 크게 늘었지만 이렇다할 증가추세를 나타내는 통계는 잡히지 않는다.
이는 여성이 운전하는 여성전용의 차일지라도 대부분이 남편 명의로 등록하고, 보험 또한 2종 보통 자가운전 종합보험에 남편명의로 가입하면 부부 모두에게 적용되기 때문 등이다. 그러나 서울시내 46개 운전교습학원의 수강생중 절반정도가 여성이고 특히 강남 같은 아파트 밀집지역 학원의 경우 30, 40대 가정주부를 주축으로 하는 여성 고객이 70∼80%라는 삼일자동차학원 김성수 총무과장의 얘기는 여성들의 뜨거운 마이카 붐을 말해준다.
실제로 서울에서만도 하루에 배출되는 운전면허시험 합격자 8백여명 중 34%정도가 여성. 『우선 면허라도 따놓겠다』 는 경우가 많지만 자동차회사는 이들을 잠재적 구매인구로 생각하고 세일즈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도 외국의「세컨드 카」라는 개념이 대도시·특정층을 중심으로 서서히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형이상의 공용이나 사업상 필요한 남편 차 이외에 주로 집에서 부인들이 쇼핑을 가거나 밤늦도록 보충수업을 하는 자녀를 데리러 가는 등 살림살이나 취미활동, 가족동반 주말외출 등에 필요한 차인데 대개 소형이지요. 』 남편이 운전할 차라 할지라도 부인이 함께 운전한다는 전제하에 차를 고르는 경우도 많아 차를 살 것인가 여부를 결정하고 차종·빛깔 등을 고르는데 부인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이 대우자동차 강남영업소 정일상 소장의 얘기다.
이러한 추세가 한발 앞선 나라는 가까운 일본. 배기량이 적고(8백∼1천5백cc)가벼운 단거리주행 위주의 소형차를 여성용으로 개발하여 「어머니의 자동차」라는 등의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여성고객에게 어필하고 있다는 것이 월간 자동차생활사 김재관 발행인의 얘기다.
차종이나 스타일이 한정되어 있는 한국의 경우 지난6월부터 대우가 첫선을 보여 인기를 끌고있는 장미빛 빨강을 비롯하여 흰색·은청색 등 여성취향의 빛깔이 개발됐다. 여성이 스스로 운전대를 잡고있는 자동차 선전포스터도 금년 초 한국에 첫 선을 보였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메이커들은 영업소별로 여성고객을 겨냥한 판촉전략을 짜고 있는데, 대개 ▲주부자가 운전자를 위한 운전강좌 ▲마이카 상담실 운영 ▲여업소내 공간에서의 전시회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고 이창호 현대자동차 여의도영업소장은 얘기한다.
또한 여성들이 빛깔 선택에 까다롭다는 점을 감안, 생산되는 빛깔을 모두 영업소 전시관에 비치하여 직접 눈으로 보고 선택케 한다.
가족동반 내방자일 경우 집중적으로 여성을 공략하는 것이 요즈음의 세일즈기법이라고 소문난 자동차 세일즈맨인 심상진씨 (대우 장안평사무소장)는 얘기한다.
자동차 보급률이 갑자기 늘어나는 시기를 전문가들은 「모터라이제이션 (motorization)」이라 하여 국민1인당 소득 2천달러시대로 잡고 있다. 지금 한국이 바로 그 분기점에 있다. 아직은 연간 승용차 생산 보급 댓수가 약23만∼25만대이지만 10년 뒤인 96년에는 내수 약1백만대를 예상하고 있다 (한국산업경제기술연구소 추산). 이때쯤이면 세일즈의 주요 타기트는 「돈지갑과 여가를 갖고 있는 여성」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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