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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개막식중계 수준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뜻하지 않은 가랑비를 뚫고 86아시안게임을 알리는 성화가 20일 마침내 타올랐다.
이와함께 30억아시아인의 축제를 한편의 드라머로 엮어낼 아시안게임방송도 시작됐다.
아시안게임사상 최초로 주관방송제도를 도입한 이번 대회는 주관방송사 KBS와 지원방송사 MBC가 아시안게임방송센터(ABC)를 심장부로 삼아 이날부터 화려한 개막식을 필두로 일부 경기를 국제신호(어느 특정국가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영상 및 음향)로 제작함으로서 한국방송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먼저 20일 환상과 웅장함의 극치를 이뤘던 개막행사 중계는 스타디움의 현장감을 비교적 침착하고 생생하게 재현했다.
그러나 1만6천여명이 동원된 식전·식후행사가 운동장을 가득채울만큼 방대한 규모인지라 세부동작을 보여줄 카메라워크가 역부족이었던 점은 아쉬웠다.
개막행사중계가 비교적 성공적이던데비해 21일부터 본격적인 아시안게임 방송체제에 돌입한 양TV의 중계방송은 첫날부터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먼저 중계아나운서들의 수준미달. 21일 아침 수영남자자유형 2백m예선을 중계한 KBS제1TV는 해설자(조오운)의 「조직위의 기록착오」지적도 무시한채 우리나라의 권상원선수가 대회신기록을 세웠다고 흥분했으며 홍콩선수기록은 1분씩이나 잘못 소개하기도 했다. KBS는 또 이날밤 역도 54kg급에 출전한 일본의 「마나베」선수를 「마나메」로 계속 잘못 발음하기도 했다.
또 양TV의 중계편성이 무계획적이어서 시청자들은 하루종일 TV에 끌려다녔으며 KBS와 MBC의 중계중복(수영·체조등)이 심했다.
아울러 국제신호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예컨대 이날저녁 체조 남자단체결선중계때 KBS제1TV는 중공·일본팀의 경기중계 때문에 한국선수들의 묘기가 화면에 잡히지 않자 『국제신호로 공정히 중계하기 때문』이라고 양해를 구하다가 나중에는 한국팀의 경기만을 일방적으로 중계했다.
이에대해 ABC측은 『체조는 국제신호를 2개 만들기 때문에 중공·일본에는 그들나라 선수들의 경기모습이 충분히 제공된다』고 밝혔으나 이 때문에 국내시청자들은 「리닝」(중공)등의 세계적 묘기를 상당부분 놓쳤다.
TV화면을 분할, 이중중계하는 등의 방안이 강구됐으면 한다.
한편 KBS제1TV가 20일밤 영어자막으로 방영한 『TV문학관-꿈』은 번역도 부정확했고 음성과 자막이 거의 맞이 않았다. <기형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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