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사당역, 선릉역에서 레지오넬라균 검출

중앙일보

입력

 
서울 지하철역 4호선 사당역과 분당선 선릉역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됐다.

서울시는 7~9월 두 달간 호선별 하루 평균 이용객이 많은 역과 환승역 등 15개 역의 냉각탑을 대상으로 레지오넬라균 검사를 시범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레지오넬라균은 주로 냉각탑이나 목욕탕 등 따듯하고 습기찬 환경에서 잘 번식한다.
오염된 물 속에 있던 균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감염된다.
발열·기침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며 폐렴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검사 결과 사당역에선 2만2000CFU/L, 선릉역에선 1만200CFU/L의 균이 각각 검출돼 2~3주 후 재검사를 하고 균 수가 늘어나면 청소·살균소독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요주의 범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균 수가 100만CFU/L이 넘으면 즉시 화학적 청소와 살균소독을 해야 하는 긴급처치범위다.

서울시는 메트로와 분당선 등 시설관리기관에 소독을 강화하고 냉각탑과 인도변 사이에 수목을 심으라고 권고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지하철은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이용하는 만큼 레지오넬라균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할 것"이라며 "질병관리본부에 관리 지침 추가방안을 건의해 '개정 검토 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검사대상은 1호선 신도림·종각·서울역, 2호선 홍대입구·잠실역, 3호선 고속터미널·양재역, 4호선 사당역, 5호선 광화문역, 6호선 연신내역, 7호선 학동역, 8호선 천호역, 9호선 여의도역, 분당선 선릉역, 신분당선 강남역 등 15개역이었다.

한편, 지난 7월말 인천에 있는 한 모텔에서는 객실 샤워기와 수도꼭지 등에서 허용 범위 이상의 레지오넬라균이 검출되면서 보건 당국이 모텔 영업을 중지시킨 바 있다.

이 모텔에서 장기 투숙하던 40대 남성이 기침과 호흡 곤란 등 폐렴 증상을 보여 병원에 실려갔는데, 모텔 물 저장 탱크에서 '살균 소독 권고' 수치에 해당하는 레지오넬라균이 발견된 것이었다.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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