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서 폭탄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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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아시안게임을 6일 앞둔14일 하오3서12분 김포공항 국제선 정사 1층 입국장 밖 5번 출입문과 6번 출입문 옆에 있던 스테인리스 쓰레기통에서 고성능 폭발물(콤퍼지션 C4)이 터져 김포공항관리공단 건축설비과 직원 유주환씨 (42)와 전송객 김봉덕(43·남서울병원 마취과장)·옥금숙 (33) 씨 부부등 5명이 숨지고 승객을 배웅하러 나온 37명이 중경상(중상 21명·경상 16명) 을 입었다. <관계기사 2, 3, 4, 6, 7면>
사상자 가운데 외국인이나 아시안게임 참가선수 및 임원은 없었으며 사고에도 불구하고 각종국제·국내선 항공편은 정상적으로 운항됐다.
강민창 치안본부장은 이사건의 범행 수법이 83년9월 버마 랭군 아웅산 폭발사건 및 83년9월 대구 미문화원 폭발사건과 비슷한 점으로 미루어 북괴의 소행이거나 북괴의 사주를 받은 불순분자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폭발물은 6번 출입문에서 5번 출입문 쪽으로 잇달아 세워둔 3개의 자동판매기 옆에 있는 대형 스테인리스 쓰레기통 (지름 50cm·높이 1m10cm)안에서 터졌으며 이 폭발로 청사 벽면의 대형유리창 12장이 박살났고 라면·음료수 자판기 3대가 찌그러졌으며 폭발현장에 유씨가 타고 왔던 자전거가 불에 탔다.
폭발물이 터진 곳은 국제선입국자중 내국인이 주로 사용하는 5번 출압문과 6번 출입문 사이의 공항버스 정류장 바로 앞으로 10여m 옆에 택시정류장이 있어 사람의 왕래가 많은 곳으로 폭발현장에는 스테인리스 쓰레기통이 갈기갈기 찢어져 형체조차 없이 근처에 널려 있었으며 사상자들이 흘린 피와 살점 등이 흩어져 있었다.
사고가 나자 경찰은 6번 출입문 주변을 차단하고 폭발물전담요원을 투입해 현장 정밀조사를 실시, ▲10cm가량의 붉은색 도화선 ▲1·5V짜리 건전지2개 ▲뇌관전선(1m) ▲지름 3mm의 인마살상용 납탄알 ▲「일본명치옥 중앙부…」 란 글씨가 쓰인 일그러진 깡통조각 1개 ▲「JLBI…」 라고 쓰인 하얀 종이쪽지 ▲노란색플래스틱 조각등 30여 점을 수거했다. 경찰은 이들 수거품에 대한정밀감정을 실시하는 한편 김포공항에 수사본부(본부장 박노영 서울시경3부장)를 설치, 부상자·목격자 등의 진술을 토대로 범인 수사에 나섰다.
지금까지의 수사결과 폭발물은 시한폭탄으로 TNT의1·7배 위력을 가진 C4 폭약에 전기식 뇌관장치가 돼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은 밝혔다.
사망자 5명중 유씨를 제외한 김씨부부등 4명은 중앙일보 LA지사 직원 옥세철씨(38)의 가족·친척들로 이날하오 3시40분 서울발 LA행 대한항공편으로 LA로 가는 옥씨를 배웅나왔다가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6번 출입문을 나서는 순간 참변을 당했다.
옥씨를 배웅하러 나봤던 일가·친척은 모두 18명으로 이중 4명이 숨진 외에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자들은 서울 남서울병원과 김포중앙병원에 안치됐으며, 부상자들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강서제일병원등 11개 병원에 분산 수용돼 치료를 받고 있다.
공항 정상운항
한편 김포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은 폭발사고와 관계없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11일 하오3시 김포에 도착한 홍콩발 노드웨스트020편, 이어 도착한 홍콩발 CPA402편도 하오 3시10분 정상대로 운항됐으며 사고후인 하오4시쯤 호놀룰루발 KAL 050편등 21편이 모두 정상적으로 김포에 도착했다.
또 출국하는 비행기도 하오3시40분 LA행 KAL 012편등 15편이 정상 취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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