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술의 건강학(2) 유태종(고려대 식품공학과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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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나라의 장수자중에는 막걸리를 애음하는 사람이 많다. 얼마전 세상을 떠난 일본제일의 장수자 「이즈미」옹은 매일 소주를 마셨다고 한다.
술은 종류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르나 주성분은 어느것이나 유청이다. 식품영양면에서 술은 일반식품과는 달리 기호식품으로 분류하고 있다.
술은 소화시킬 필요없이 직접 체내에 흡수되는 특성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마신 알콜의 약 5분의1은 위에서, 나머지 5분의4가 장에서 흡수되는데 그중2∼5%가 소변을 통해 배설된다. 95∼98%가 체내대사로 분해돼 에너지로 바뀐다.
알콜의 g당 열량가는 7칼로리나 된다. 일반식품 중의 당질이나 단백질의 g당 열량가는 4칼로리며 지방이 9칼로리인 것과 견주어보면 칼로리가 높다는 것을 알수있다.
술을 마시면 그만큼 다른 식품을 덜먹어도 에너지대사에 균형이 잡혀야 하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못하다. 실험결과에 의하면 다른 식품에서 얻어지는 에너지를 술로 대체하면 체중이 줄게된다. 술에서 생기는 에너지는 근육운동을 하는 에너지로 쓰인다. 그렇다고 술이 근육운동을 하는데 적당한 것도 아니다.
알콜은 다른 식품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다른 식품들이 몸의 필요에 따라 적당량씩 산화되어 에너지로 바뀌는데 비해 알콜은 체내의 필요와 농도에 관계없이 계속 산화연소하면서 에너지를 내놓고 끝나버린다.
당질은 섭취를 많이하면 글리코겐으로 변해서 간장이나 근육에 저장되거나 지방으로 바뀌어 피하에 저장된다. 지방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단백질을 필요량이상 먹으면 잉여분은 에너지로 쓰이든가, 당질이나 지방으로 바뀌어 체내에 저장된다. 그러나 알콜은 저장성이 없다.
그때문에 실속없는 것이라고 「엠프티(공) 칼로리」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영양조사를 할때 음주, 즉 알콜의 섭취량은 다루지 않았었다.
이탈리아나 프랑스에선 포도주, 독일에선 맥주가 음료로 소비되고 있으며, 프랑스농민들이 포도주에서 얻고있는 열량은 하루 5백칼로리나 된다.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해서 FAO에서는 술도 계산에 넣어야한다고 주장하고있다.
술을 마시면 기초대사량이 8%나 증가해 몸이 더워지는등 섭취에너지로 계산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나 알콜g당 4∼5칼로리로 하면 섭취칼로리 계산에 큰 무리가 없다.

<그림 박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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