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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북한 주민 언제든 대한민국으로 오시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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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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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제68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공군 특수비행팀의 축하비행을 지켜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북한 주민 여러분들이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른쪽부터 박 대통령, 한민구 국방부 장관, 이순진 합참의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의 국군의날 기념사에 대해 2일 야당이 일제히 반발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68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북한 주민 여러분이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놓을 것”이라며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북한 정권의 도발과 반인륜적 통치가 종식될 수 있도록 북한 주민에게 진실을 알리고, 여러분 모두 인간의 존엄을 존중받고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군의날 기념사서 탈북 촉구 논란
더민주 “현 상황서 북한 자극 부적절”

박 대통령은 지난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통일시대를 여는 데 동참해 주기 바란다”고 했지만 이번처럼 사실상 북한 주민의 탈북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김정은 정권은 끊임없는 공포정치와 인권 유린으로 주민들의 삶을 절망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굶주림과 폭압을 견디지 못한 주민들의 탈북이 급증하고 있고 북한 체제를 뒷받침하던 엘리트층마저 연이어 탈북하고 있으며, 북한 군인들의 탈영과 약탈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핵·경제 병진 노선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국제적 고립과 경제난은 심화될 것이며 체제 균열과 내부 동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핵 개발 저지를 위해선 자유와 인권에 대한 정보를 북한 내부에 유입시켜 김정은 정권을 내부에서 흔드는 방식도 필요하다”며 “일부러 기획탈북을 시도하겠다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섬뜩한 부분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북한의 붕괴와 귀순을 직접 거론하시면 김정은 위원장을 압박하는 게 아니라 선전포고 아닐까”라고 썼다. 또 “국가원수라면 외교적 수사의 기념사였어야 한다. 직접적·공격적 기념사가 타당할까”라고 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제재와 대화, 국제공조 등 다양한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에 직접적이고 강한 발언으로 북한을 압박·자극하는 건 현재의 안보 위기 상황에서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김정하·유성운 기자 wormh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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