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의 초월적의지에 경외감"|「고온발색」도자기성공 도예가 심상옥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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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도예의 난제중의 하나인 고온발색에 도전, 8가지색상을 성공시킨 여성미술인이 있어 주목을 끈다.
20여년간 도예의 외길을 걸어온 심상옥씨 (42) 가 화제의 주인공. 채색으로 유명한 일본만해도 섭씨1천∼1천1백도의 저화도에서 발색에 성공했을 뿐, 고화도에서는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그런데 심씨는이번에 경북문경에서 채취한 분청 차원흙과 중국산 유약을 이용, 전기가마에서 섭씨 1천3백도∼1천3백30도의 고온으로 4번 구워냄으로써 노랑·빨강·초록·분홍·검정·파랑·북청색등 8개색상을 살려낸것. 한 작품에 붓질·찌르기·담그기등 다양한 유약기법을 통해 무지개빛 색상을 표현하는데도 성공했다.
고온발색에 도전한지 5년만에 꿈을 이룬 그는『이제 완벽한 실험자료를 갖추어 후학들에게 도움을 줄수 있게돼 기쁘다』고.
그는 고온발색처리한 작품 「기원전시리즈」50점을 가지고 개인전 (4∼11일·샘터화랑) 도 여는데 『발색 효과와 함께 도자기를 그릇이 아닌 덩어리(mass)로 파악한 조형성이 어떤 평가를 받게될지 궁금하다』며 조심스런 표정.
그는 출품작중 다수를 내년12월 프랑스 파리 리아그랑빌레화랑 초대전에 출품할 계획이다.
『도예는 마지막 순간 불의 심판을 받게되지요. 그래서 언제나 인간의 한계를 자각하고 불심과 영의신비같은 초월적 의지에 대한 경외심을 갖게됩니다』그의 마지막 말은 도예의 어려움을 깊이 깨닫게 해준다』
심씨는 이대와 일본초월대학을 거쳐 중국문화대학에서 도예예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이원웅씨(사업)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있다.<홍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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