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레터]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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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일하고 싶습니다. 오늘 주요 신문 1면에 실린 새누리당의 광고입니다. 국감 거부 이유를 설명하면서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난하는 내용입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어제 오후 국감에 복귀하자고 했으나 친박 강경파가 거부했습니다.

일하자는 대표의 말을 듣지 않고 계속 국감을 보이콧하고 있습니다. 일 안 하는 동안엔 국감 특별활동비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무노동 무임금이 아닌, 무노동 무수당입니다.

반면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의원은 국방위원장 자격으로 국감을 진행했습니다. 물론 야당만 참석한 반쪽 국감이었습니다. 이게 당론을 어겼다는 겁니다. 새누리당 친박계는 김 의원에게 국감을 진행한 책임을 묻겠다며 벼르고 있습니다.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면서 말입니다. 지금 새누리당의 콘트롤타워엔 누가 앉아 있는지, 국민들은 헷갈려합니다. 말발 안 먹히는 당 대표 대신 멀리서 당을 움직이는 분은 누구인가요.

미국 정부가 대북 압박 강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최근 각국 정부에게 북한과의 외교·경제 관계를 끊거나 격하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이 정도로 나선 건 외교 관행 상 이례적인 일입니다.

미국이 북한의 도발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이기도 합니다. 그 결과 지난 25일 75개국이 북한 핵실험 비판 성명을 내고, 일부 국가는 북한 관리의 방문을 취소했다 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불충분합니다. 중국이 제대로 움직여줘야 실질적인 압박과 제재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북 압박이 위기를 더 키운다는 중국, 북한의 도발이 인내수준을 위협하고 있다는 미국의 입장차는 아직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OPEC이 예상 외의 감산 합의를 이뤄냈습니다. 시장에선 ‘서프라이즈 감산’이라 부릅니다. OPEC의 감산 합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만입니다. 회원국들은 8월보다 하루 75만배럴 적은 하루 325만~330만배럴로 산유량을 줄일 전망입니다.

그 영향으로 국제유가는 하룻새 6% 가까이 폭등했습니다. 다만 감산이 스무스하게 이행될지, 국제유가가 곧 회복될지는 불분명합니다. 감산에 반대해온 이란이 합의를 지킬지가 단기적인 변수입니다. 근본적으론 세계경제의 장기침체로 석유 수요가 정체돼 있다는 게 유가 하락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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