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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어린이 성적 학대 심하다|국제아동학대방지협회, 호주서 세미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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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시드니=김경희 특파원】길에 버려진 어린이,가족과 사회로부터 학대받고 착취당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전세계국가와 사회단체들이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 국제아동학대방지협회(ISPCAN: International Society for Prevention of Child Abuse and Neglect)주최로 지난 9∼14일 호주의 시드니에서 열린 국제회의 및 세미나에서는 특히 어린이에 대한 성폭력이 주요문제로 부각됐다.
어린이의 장래에까지 치명적 악영향을 미치는 육체적·정신적 학대와 착취들 가운데 매춘·포르노그라피 등에 어린이를 동원하거나 가족·친척등의 성인들이 어린이에게 성관계를 강요하는 문제도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어린이 학대문제외 양상은 나라마다 매우 다르지만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을 사고 팔며 「섹스노예」로 만드는 행위나 자녀 및 친척어린이에 대한 성폭력은 특히 입장이 취약한 어린이들의 「침묵」때문에 더욱 성행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어린이에 대한 성적폭력및 착취사실을 수치로 여기는 국가나 사회가 그 사실을 숨기거나 부인하려는 태도 역시 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 의 후원으로 실시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성적으로 착취당하는 어린이가 제일 많은 나라는 인도와 태국.
방콕에만도 10만여명에 이르는 어린이들이 어른들에 의해 「섹스노예」가 되고 있다는 발표에 대해 한 태국대표는 「엄청난 과장」이라고 주장. 또 런던의 어린이에 대한 성적착취 및 상업도구화 사실을 영국정부는 부인하고 있으나 한 영국인 참가자는 『공식적으로는 그런 사실이 없으나 실제로는 그런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호주어린이의 성경험」에 대한 조사에 의하면 18세이상의 조사대상자들중 60%가 12세이전에 다른 어린이들과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13%는 12세이전에 어른들과의 성경험이 있는데 그들중 26%만이 자기 가족이나 친척이 아닌 낯선 어른들에 의해 성폭력을 당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한 병원이 보고한 어린이 성폭력 사례분석에 따르면 전체 9백6건중 피해자의 11·3%가 남성이고 나머지는 생후3개월에서 16세까지의 여성.
성폭력을 당한 어린이들이 겪게 되는 악영향에 대한 여러 조사연구들은 공통적으로 뿌리깊은 자기혐오·소외감·불신·피해의식·반항·공격성등의 특징과 이로 인한 여러가지 사회부적응행동등을 보고했다. 어린이에 대한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영국에서는 국민학교 어린이 교육용 비디오 테이프와 교사용 지도서를 만드는가 하면 미국에서는 인기만화 「스파이더맨」을 등장시킨 만화광고를 만드는 등의 사례들이 발표됐다.
한편 저개발국가 어린이들의 20%정도가 길에 버려진 채로 신체적·정신적 발달을 저해하는 노동현장에서 일하고있으며 그중 일부는 선적도구로 남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도 세계각국에서 모인 1천6백여명의 참가자들에 의해 임신중의 약물복용이나 무분별한 인공적 출산등 「태아 학대」에서 정서장애가 있는 부모에 의한 정신적 학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어린이 문제들이 제기됐다. 또 이같은 문제들을 방지·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사회 각계각층에서 각각 어떤 배려와 감시 및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에 대해 논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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