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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소니’ 또 결승골 메시·호날두 안 부럽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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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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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왼쪽)이 CSKA 모스크바와의 경기 후반 26분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모스크바 로이터=뉴스1]

“소니가 불붙었다(Sonny is on fire).”

CSKA 모스크바와 원정경기
유럽챔스리그 통산 6호골 폭발
영국 언론 “손, 현재 유럽 최고 선수”

28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아레나 CSKA.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4) 감독은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CSKA 모스크바(러시아)와의 2차전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최근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24·토트넘)은 이날 후반 26분 에릭 라멜라(24)가 내준 전진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뚫고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 공은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예프(30)의 왼손을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갔다. 아킨페예프는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이근호(31)가 찬 슛을 잡았다 놓쳐 한국에 선제골을 내주고 ‘기름손’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선수다. 손흥민의 골을 끝까지 잘 지킨 토트넘은 모스크바 원정에서 1-0 승리를 거둬 E조 2위(승점 3·1승1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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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을 애칭인 ‘소니(Sonny)’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나타낸 포체티노 감독은 “소니의 활약이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운이 좋아 많은 골을 넣고 있다. 원정에서 승점 3점을 얻은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최근 경기력은 포체티노 감독을 활짝 웃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손흥민은 지난 11일 스토크시티와의 리그 4라운드 경기에 처음 출전한 이후 5경기 만에 시즌 5골(1도움)을 넣었다. 손흥민이 골을 넣을 때마다 토트넘도 승리했다. 토트넘 구단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에는 손흥민에 대한 팬들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내 아들(my son)’ ‘한국의 호날두’ ‘수퍼 펠레’ 등의 표현이 줄을 잇는다.

영국 언론도 ‘손흥민 띄우기’에 나섰다. 영국 더 선은 지난 27일 ‘손흥민이 현재 유럽 최고의 선수인 이유’라는 기사를 통해 각종 통계 자료를 제시하며 손흥민의 활약을 평가했다. 더 선은 ▶공격수로서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슈팅▶높은 골 결정력과 도움 능력▶적극적인 공중볼 경합▶경고 없는 플레이 등의 이유로 손흥민이 올시즌 최고의 선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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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영국 축구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손흥민은 경기당 평균 4.7개의 슈팅을 시도해 지난 시즌(1.4개)보다 3배 이상 많은 슈팅 수를 기록했다. 5경기에서 5골로 경기당 1골을 기록했다. 올 시즌 8경기에 나서 평균 5.6개 슈팅을 시도해 8골을 기록중인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못지 않은 기록이다.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는 ‘프리미어리그 출전 시간당 득점 기록 순위에서 손흥민이 68분당 1골을 넣어 1위를 달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5골)에 올라있는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시티)가 70분에 1골, 4경기 3골을 터뜨린 마커스 래쉬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79분당 1골로 손흥민보다 아래다.

이 매체는 손흥민을 ‘게임 체인저(game changer·흐름을 바꾸는 선수)’라고 소개했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몸놀림이 가벼워지고 슈팅 동작도 한결 간결해졌다. 공이 없는 상황(오프 더 볼)에서 공간을 찾아 기회를 만드는 능력도 훨씬 좋아졌다. 그만큼 팀에 완전히 녹아들었다”고 설명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에서 뛰는 선수 2042명의 각종 기록 등을 통해 매긴 시즌 평점에서 손흥민에 9.2점(10점 만점)을 부여해 1위에 올려놓았다. 마리오 발로텔리(니스·2위·8.66점), 네이마르(바르셀로나·5위·8.3점), 케빈 데 브라위너(맨체스터시티·6위·8.16점) 등 수준급 공격수들을 모두 제쳤다. 더 선은 ‘메시(7.89점)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6.81점)가 손의 아래에 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박지성(36·은퇴)의 한국인 챔피언스리그 최다골 기록도 갈아치웠다. 독일 레버쿠젠(2013~15) 시절을 포함해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통산 6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5골을 넣은 박지성을 뛰어넘었다. 장지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박지성은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프리미어리그 빅클럽들과의 경기에서 자주 골을 터뜨려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손흥민도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다음달 2일, 6전 전승을 기록 중인 선두 맨체스터시티와 경기를 치른 뒤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내달 6일 오후 8시 수원 월드컵경기장) 한국-카타르의 경기에 나서기 위해 귀국한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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