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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이 주단위로 몰려온다|앞다퉈 사무실열고 대한공략 경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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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이 태평양 건너편의 아시아 시장에 눈을 돌리고 군침을 삼키고 있는지는 이미 오래된 일이다.
빠른 속도로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경제권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미국으로서 당연한 일이지만 작년 하반기이후 그러한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아시아지역 중에서도 그들은 특히 일본과 한국으로 파고들려고 애쓰고 있다.
특징은 각 주단위로 거물급 대형경제사절단을 보내며 현지사무실을 차리는 것.
그들은 일본과 한국에 와서 무엇을 어떻게 하고있는지 종합해본다.
미국의 주지사급 통상사절단의 방한은 올들어 지난6월까지만 모두 11차례나 된다. 이는 지난 한해동안 동급경제사절단의 방한횟수와 같은 것이다.
올들어 맨먼저 한국을 찾은 미국의 경제사절단은 공화당의 「댄포드」상원의원(미주리주출신) 등 6명의 상원의원단. 이들은 지난1월6일부터 9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면서 우리 정부 및 국회쪽 주요인사들을 두루 만났었다.
이어 같은달 22일에는 「톰슨」일리노이주지사일행 7명이 한국에 들러 정부 및 국내주요대기업을 차례로 방문, 한국과의 교역증대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한국기업의 일리노이주에 대한 투자를 요청기도 했다.
2월15일에는 「로저즈」하원의원 등 미하원의원단이 방한했었고, 25일에는 미주리주·뉴저지주등 미국 13개주의 경제관계실무자 16명이 조선호텔에서 각주의 투자환경에 관한 투자유치세미나를 열었다.
3월 들어서 5일에는 「랜디」미동남부-한국경협위위원장과 「믹슨」플로리다주부지사 등이 다수의 기업인들과 함께 내한, 국내경제단체 및 주요기업을 방문하고 특히 플로리다주에 대한 투자유치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19일에는 앨라배마·알래스카·아리조나 등 미국18개주의 무역담당대표 36명이 2백68개의 미국회사 캐털로그를 전시하면서 미국현지법인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설명회를 가졌다.
이어 27일에는 「뱅거터」유타주지사를 단장으로한 유타주 경제사절단이 내한, 유타주내 투자협조요청과 함께 경기도와 자매결연을 맺었으며 29일에는 「시너」노드다코타주지사일행 12명이 내한했다.
또 4월13일에는 「브라이언」네바다주지사 및 기업인 11명이 내한, 한국기업이 네바다주에 투자할 경우의 좋은 조건을 제시했고, 5월11일에는 「아티에」오리건주지사일행이 우리나라에 들러 한국의 미국산 감자수입금지 해제 등 구체적 문제를 거론했었다.
이밖에 6월8일에는 「클린즈」켄터키주지사가 방한했었다.
이들중 「랜디」미동남부-한국경협위 위원장과 「아티에」오리건주지사, 「믹슨」플로리다주 부지사 등은 지난해에 이어 채 1년도 안된 짧은 기간동안 두번째 한국을 방문한 케이스.
이처럼 미국의 각주가 지사급을 단장으로 한 통상사절단을 앞다투어 한국에 보내고 있는 것은 자기네 주민들의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대미투자를 유치하는 외에 자기네 주에서 생산되는 각종상품을 한국에 팔려는데도 그 목적이 있다.
예컨대 농산물이 많이 생산되는 오리건주는 자기주의 감자를 한국에 팔기 위해 수입금지해제를 요구하는 것은 물론 의료기기에 대해서도 비관세로 수출하도록 해줄 것을 끈질기게 요구하고 있다는 것.
또 지난해 방한한 「아리요시」하와이주지사는 관광자원을 세일한 적이 있으며 역시 작년에 서울에 들렀던 「디버」전백악관 비서실차장 일행이 양담배시장 개방교섭을 벌인 것은 이미 알려진 일이다.
미국의 주정부중 대한경제로비를 위한 교두보로 서울에 사무소를 낸 주는 현재 앨라배마주, 알래스카주, 조지아주와 오리건주 포틀랜드항만청, 알래스카주 발디즈항 등이며 미주리주가 곧 서울사무소문을 열 계획이다. 이밖에 많은 미국 주들이 서울사무소 개설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의 서울사무소가운데 맨먼저 문을 연 곳은 포틀랜드(오리건주) 항만청으로 지난76년10월1일 개설했다. 현재 김진원씨(38)가 대표로 있는데 해운회사에 오랫동안 근무했던 김씨는 지난해5월1일 문을 연 발디즈항(알래스카주) 사무소장도 겸하고있다.
주정부사무소로는 지난해1월28일 개설한 앨라배마주 사무소(종로구수송동대한재보험빌딩) 가 최초인데 아시아-태평양변호사협회회장인 이병호변호사(60)가 대표로 있다.
지난해 6월10일 종로구교보빌딩에 문을 연 알래스카주 정부사무소는 이선기 무역협회부회장이 명예대표이고 소장직은 양경선씨가 맡고있다.
또 지난해7월1일 여의도중앙빌딩에 사무소를 낸 조지아주정부사무소장은 국내에 진출해있는 미무역회사 IRC사의 상무이사「바돌로뮤」씨가 맡고있다.
이들 서울사무소는 아직까지는 여직원을 포함, 2∼3명으로 구성된초 규모로 주로 주정부와의 업무연락 및 사절단 영접 등의 비교적 간단한 일을 하고있지만 앞으로 미국측 관계인의 방한이 잦아질수록 업무와 직원의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서울사무소의 운영비와 직원봉급 등은 미국현지 주정부예산에 반영, 지급되고 있다.
한편 이들 경제사절단의 영접 등은 주로 한미경제협의회(회장 남덕우 무협회장)에서 맡고 있는데 지난 73년8월 설립된 이 한미경제협의회는 한미양국간의 통상증대 및 기술협력 등을 논의하기 외해 해마다 1∼2차례 업계대표들로 구성된 통상사절단을 미국에 보내고 있다. <이춘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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